(티메프 후폭풍)③인터파크트리플, 커머스와 빠른 손절…유동성 문제없나
큐텐 보유한 인터파크커머스와 브랜드 사용 계약 해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적 감소…미지급금 보유 현금보다 많아
유동비율 76%로 낮아 우려 제기…다만, 모회사 야놀자 지원 가능
공개 2024-08-1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6: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에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온라인 쇼핑 규모는 급증했지만 정산기한이나 상품권 발행 관련 법령은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가 정산기한을 늘리고 판매대금을 유동성 수단으로 활용해 기업의 부실을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정부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출혈경쟁 등으로 인해 만성 적자를 겪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이커머스 기업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인터파크트리플은 티메프(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큐텐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에 브랜드 사용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빠른 손절에 나섰다. 앞서 인터파크트리플을 운영하고 있는 야놀자가 지난해 4월 인터파크커머스를 큐텐에 매각하면서 트리플과 커머스는 완전히 분리됐다. 하지만 트리플의 유동비율은 76%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인터파크트리플 측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기업 중 드물게 사내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과 재무부담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진=인터파크티켓)
 
'인터파크' 브랜드 해지…수익성 변동 '미미'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 2022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이래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주요 사업에서 매출 감소와 순손실이 발생하면서다.
 
앞서 인터파크(인터파크트리플 전신)는 2018년 매출 5285억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해 2019년에는 매출액이 약 8% 역성장한 5093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익은 2020년 1분기부터 1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당기순손익은 2018년 이미 76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14억원으로 잠시 흑자전환한 이후 2020년 1분기 재차 적자전환했다.
 
2020년 1분기보고서 이후 인터파크 사업보고서는 공시되지 않았다. 이어 지난 2022년부터는 인터파크트리플로 사업보고서가 다시 게재되고 있는 가운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파크트리플의 2022년 영업손실은 170억원, 지난해 21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22년 221억원, 지난해 1108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영업손실에도 당기순손이익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단영업이익 1136억원과 기타영업외수익 26억원, 법인세 21억원 유입 등이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2022년 4월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는 전자상거래 부문을 물적분할해 야놀자에 매각, 야놀자는 자회사인 트리플과 인터파크를 합병해 인터파크트리플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3월 쇼핑·도서 분야(인터파크커머스)는 구영배 대표의 큐텐에 매각해 현재는 투어와 티켓부분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 후 다른 행보를 걸어왔던 인터파크트리플은 이번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인터파커머스와 빠른 손절에 나섰다. 매각 당시 체결한 브랜드 사용계약에 따른 것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라는 브랜드를 일정기간 사용하고 있지만, 브랜드 사용계약은 ‘인터파크’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주된 취지로 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높아지자 인터파크트리플이 계약해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았던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금성자산·이익잉여금 합산 2250억원 보유 
 
인터파크트리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까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2022년 783억원에서 2023년 1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은 2022년 743억원에서 지난해 1022억원으로, 재고자산은 33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가했다.
 
유동비율도 점유율 5위권 내 이커머스 기업 중 유동비율이 가장 낮았던 SSG닷컴(71.86%)보다 소폭 높은 76.1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2022년 말 89.10% 대비 약 17.24%포인트 급감했다. 이는 2022년 대비 매입채무와 기타채무 등은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이 167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당기법인세부채 302억원 등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유동자산은 3234억원에서 2625억원으로 줄었다. 기타유동자산이 260억원에서 196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상황에서 매각예정자산 915억원이 제외되면서다.
 
인터파크트리플의 유동성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매입채무(6억원)를 포함한 미지급금은 2641억원에 달했다. 이커머스기업에서 미지급금이란 회사가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아직 지급하지 않은 금액으로, 매입채무와 비슷한 개념이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94억원에 그쳤다.
 
다만, G마켓이나 SSG닷컴과 마찬가지로 인터파크트리플역시 모회사인 야놀자로부터 경영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야놀자는 지난 1분기 말 유동비율 174.66%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동자산도 유동부채(6955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많은 1조2148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368억원에 달했다.
 
현재 인터파크트리플의 정산주기도 40일을 넘기지 않고 있다. 항공권은 글로벌 결제시스템에 따라 약 5일 이내로 정산이 완료되고 있고, 호텔은 한 달에 한번씩 정산이 되고 있다. 공연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간 공연되는 뮤지컬은 주 단위나 월 단위로, 공연주기가 짧은 콘서트의 경우 공연 직후 정산을 완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인터파크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기업 중 드물게 사내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유동성과 재무부담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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