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 기술이전·매출 모두 '0'…사업다각화도 무늬만
상장 이후 5년째 L/O·매출 없어
더발루맙 병용 임상 성과 '절실'
공개 2024-08-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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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신약 개발 전문기업인 메드팩토(235980)가 올해도 매출 0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술이전(License Out, L/O)을 수익 모델로 삼고 있지만 성과는 전무하다. 이에 메드팩토는 최근 백토서팁(Vactosertib)의 더발루맙 병용 임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한 만큼,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기술이전 성과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사진=메드팩토 홈페이지)
 
올해도 '매출 0원'…기술이전 '전무'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드팩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드팩토는 상장한 이래로 5년간 단 한 번도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창출을 사업 모델로 삼는 영향이 컸다.
 
메드팩토는 지난 2019년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임상을 진행하며, 파트너사와 공동연구 또는 기술이전이 주력사업이다. 
 
주력사업인 기술이전이 없다 보니 매출도 '0'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드팩토는 상장 첫해인 2019년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요 파이프라인 4개에 대한 기술이전 시점을 제시했다. 핵심인 면역항암치료제 '백토서팁'은 임상 2a상 결과를 확인 후 2021년 기술이전을 실행하려고 했으나 예상 시점을 벗어났다.
 
매출 확보가 절실해지자 메드팩토는 사업다각화 전략도 구상했다. 실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관상 사업 목적에 △동물용의약품, 의약부외품, 화장품, 식품 및 식품첨가물, 건강보조식품, 의료용구, 위생용품 제조 및 판매 △의료기구 제조 및 판매업 △의약품 관련 연구개발업, 수탁업, 자문업 △생명공학 및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연구 △보건의료 등에 관한 연구 △국내외의 다른 기관과 공동연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현재 정관에 추가된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메드팩토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사업 목적을 보유하고 있으면 매출을 확보하기에 용이해진다"라며 "정관상에 추가된 사업 목적을 영위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라고 밝혔다.
 
 
더발루맙 병용 임상 '올인'
 
현재는 기술이전을 통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백토서팁의 더발루맙 병용 요법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얻으면서다.
 
메드팩토가 보유한 백토서팁은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자체 개발 중인 TGF-β 저해 기전 면역항암치료제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을 기술도입(License In, L/I)한 이후 이를 활용한 병용 임상 전략을 꾸려왔다. 최근까지 MSD(머크)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병용 임상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성과로 지난 6월17일 더발루맙 병용 임상 1b/2a상에 대한 '톱-라인 데이터(Top-line Data)'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증명됐다. 1차 평가 지표인 안정성과 내약성이 기대치를 만족했으며,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2차 평가 지표 결과값도 기대에 부합했다. 메드팩토는 올해 4분기에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해 공시할 예정이다.
 
더발루맙 병용 임상에 대한 희소식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5일 메드팩토는 키트루다에 대한 병용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앞서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지난 2020년 8월 승인되면서 55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두 약물의 병용 치료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했다.
 
그러나 키트루다가 단독 요법 1차 치료제에 대한 지위를 따내면서 메드팩토는 임상 취하를 결정했다. 앞서 메드팩토는 지난 2018년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신청하면서 1차 치료제로 임상 디자인을 했기 때문이다. 메드팩토는 병용 임상을 통한 1차 치료제로의 진입이 임상적 효용이 적다고 판단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메드팩토는 향후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더발루맙 병용 임상에 투입, 기술이전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메드팩토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45억원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메드팩토의 올해 1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86억원으로, 1년 전 61억원 보다 소폭 늘었다. 2019년 106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319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242억원으로 다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다시 투자 규모를 키우며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키트루다 시장 자체가 변화하면서 임상적인 효용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라며 "현재 보유한 데이터를 어떤 방법으로 활용할지 논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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