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인가…그룹 계열사 '문고리닷컴' 파산
2021년 SBS미디어홀딩스 흡수합병으로 티와이홀딩스 자회사 편입
매년 100억원대 매출·30억원대 영업손실…모회사 지원으로 자본잠식 면해
차입금·신종자본증권 100억원 이상…티와이홀딩스 재무적 손실 가능성
공개 2024-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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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수 년째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오던 티와이홀딩스(363280)의 자회사 ‘문고리닷컴’이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까지 모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등 지원을 받아왔으나,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으로 더 이상 지원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울 송파구 소재 문고리닷컴 오프라인 매장.(사진=문고리닷컴)
 
연매출 100억원대 문고리닷컴…부실 장기화에 '파산 신청'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 문고리닷컴은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문고리닷컴 측은 공시를 통해 “업계 불황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파산 신청했으며, 향후 행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올해 3월 말 기준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문고리닷컴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티와이홀딩스가 SBS미디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당시 산하에 있던 문고리닷컴이 지분 이전을 통해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문고리닷컴은 DIY 인테리어 제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현재 서울 동대문과 송파구, 경기 부천시 등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문고리닷컴의 영업실적과 경영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편입 당해인 2021년 별도 기준 회사의 매출은 106억원, 영업손실은 22억원이었다. 2022년에는 매출 92억원, 영업손실 3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확대됐다.
 
문고리닷컴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티와이홀딩스의 연결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90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예년 대비 영업실적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 21억원, 영업손실 16억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손실폭은 더욱 확대됐다.
 
 
 
모회사 지원으로 버텨…티와이홀딩스 일부 손실 불가피
 
문고리닷컴은 그간 녹록잖은 재무 상황을 드러내 왔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별도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각각 3억원, 2억원에 불과했다. 2022년 180.4%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600.0%로 치솟았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4억원, 자본금은 약 2억원으로 아슬아슬하게 자본잠식을 피했지만, 올해 3월 두 값의 차이는 –5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문고리닷컴은 이 같은 재무 상황에 따라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부터 지속적인 차입을 단행해 왔다. 회사는 지난해에만 티와이홀딩스로부터 5억원씩 두 차례 총 10억원을 차입했다.
 
또한 표면이자율 4.6%로 신종자본증권을 세 차례 발행해 총 102억원을 지원받았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자본’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사실상 티와이홀딩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1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잠식을 면하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티와이홀딩스의 핵심 자회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돌입에 따라 더 이상 부실 자회사에 대한 지원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문고리닷컴은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에선 태영건설 지원을 위해 문고리닷컴 등 자회사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올해 들어서도 영업실적이 개선되지 못하며 사실상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지난달 31일 태영건설과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워크아웃을 위한 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MOU)를 체결한 바 있다. 모회사인 티와이홀딩스를 상대로 연 3%, 만기 30년의 3349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내용이 담기며 티와이홀딩스의 재무 부담이 높아졌다. 블루원 골프장 두 곳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1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알짜 자회사'로 평가받는 에코비트의 매각 작업까지 진행하는 등 유동성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4일 문고리닷컴의 파산신청 관련 공시를 통해 “과거 기손상으로 인해 향후 티와이홀딩스가 인식할 손실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문고리닷컴의 차입금과 신종자본증권 등 상환이 쉽지 않은 실정이기에 이에 따른 일부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자회사 문고리닷컴의 경우 현재가치 대비 미래가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하에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라며 “향후 자회사의 자산 매각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차입금과 신종자본증권 등에 따른 손실을 향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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