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들, 상폐 위기 딛고 올해 재도약 원년 맞을까
5분기 연속 흑자 기록하며 5년 만에 '연간 흑자' 기대
오너리스크 해소·디자인 역량 강화 통해 성장 '날개'
공개 2024-01-3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 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던 좋은사람들(033340)이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 브랜드들을 리브랜딩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팀을 따로 구성하는 등 디자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좋은사람들)
 
오너리스크 해소에 5분기 연속 흑자 기록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좋은사람들의 영업이익이 지난 2022년 하반기 부터 약 1년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속옷 브랜드의 경우 2~3분기가 성수기로 불릴 정도로 수요가 몰리는 시기인 만큼 변수가 없다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흑자전환은 2019년 3월 취임했던 이종현 전 대표이사가 물러난 이후 첫 흑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좋은사람들의 실적은 이종현 전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잡은 이후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2018년 25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영업이익은 2019년 88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전환 한 이후 2020년 268억원, 2021년 125억원의 적자를 지속해 왔다. 2022년에는 하반기 영업이익의 증가로 손실은 4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적자가 5년 이상 이어지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좋은사람들의 결손금도 점차 확대됐다. 2018년 396억원에 달했던 이익잉여금은 2019년 29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결손금으로 전환되며 2020년 394억원, 2021년 578억원, 2022년 636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2021년에는 자본총계가 233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자본금(250억원)보다 낮은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결손금은 594억원으로 소폭 축소됐으며, 자본총계 역시 5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본금(485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회계상의 이슈를 해결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너리스크를 비롯한 회계 문제가 해결된 가운데 판매 촉진 등을 위한 노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취임 후 수백억원 규모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횡령 혐의로 수사당국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이 전 대표는 권한을 남용해 36억5000만원을 회사가 연대보증하거나 채무 부담을 지도록 하는 계약을 맺어 대규모 우발채무를 발생시켰다는 혐의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노조 좋은사람들 지회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디자인 역량 강화 통해 '성장 모멘텀' 마련
 
전임 경영진의 횡령, 배임과 감사의견 거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2021년 3월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세코그룹이 좋은사람들을 인수한 후 구조 조정 전문 사모펀드 운영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에 집중해 왔다. 앞서 세코그룹은 자회사인 우리인텍스와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포함한 우리파인우드컨소시엄에 참여해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좋은사람들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에는 우리인터텍스의 이성현 대표이사를 좋은사람들의 대표이사로 선임, 이후 8월부터 김관승 KG모빌리언스(046440)·KG이니시스(035600)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에는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하며 지난해에는 실적개선이 이뤄지면서 거래재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문제가 됐던 기존 오너가 변경되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한 결과 3분기 연속 흑자와 부채비율이 감소한 덕분이다. 좋은사람들의 부채비율은 2019년 43.1%에서 2020년 91.8%로 급증한 이후, 2022년 38%로 완화됐다.
 
하지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종적으로 좋은사람들에 12개월간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주권매매거래정지 기간 역시 상장폐지사유 해당여부 결정일에서 개선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6월26일 이후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로 변경됐다. 
 
이에 좋은사람들은 오너리스크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를 위해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경영투명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변호사와 세무사 등 사외이사로 이뤄져 있는 위원회로 지난해 8월 김정수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한 이후 11월부터 두 차례 위원회를 개최했다. 김정수 사외이사는 한국재정정보원 비상근감사와 EY한영회계법인 세무본부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정수회계사무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최근 미래색채연구소와 디자인팀을 새롭게 신설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성장 모멘텀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존 품목 수를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재선정하는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 부서별로 따로 운영되던 디자인 인력 역시 부서를 새롭게 신설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그동안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줄어든 점이 최근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 같다"라며 "경영 개선 계획서를 제출한대로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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