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무거워진 재무부담에 매직 필요한 IPO까지 '과제 수두룩'
렌탈 사업 확대 투자로 차입금 증가…차입금의존도 46.6%·부채비율 230%
최근 5년 간 잉여현금흐름 적자 기조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에 IPO 일정 안갯속
공개 2021-02-23 10:30:00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렌탈업체 SK매직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견고할 것만 같은 재무안정성에는 균열이 생겼다. 모회사 SK네트웍스(001740)로 인수된 2016년부터 최근 5년 간 잉여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져 '자체자금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동종업계 기업들 중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내부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지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듯했던 기업공개(IPO)도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며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매직 화성공장' 전경. 출처/SK매직
 
SK매직은 가전 제품을 제조하여 이를 판매하거나 일정기간 약정계약을 통해 제품을 빌려주는 렌탈 사업을 하는 업체다. 2013년 5월 ㈜동양의 가전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된 SK매직은 2016년 1월 SK네트웍스가 지분 100%를 인수하며 SK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최근 5년간 매년 매출·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매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019년 대비 17.1% 늘어난 1조2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2019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SK매직 창사 후 최대 실적이다.
 
SK매직 실적추이
 
하지만 외형 성장과 반대로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차입금과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분기 연결 기준 SK매직의 EBITDA(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매년 증가 추세다. 2016년 714억원에서 2020년 3분기 1990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 안수진 선임연구원은 "양호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EBITDA규모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사업 확대로 렌탈자산 투자 등의 자금 소요가 증가하고 있어 잉여현금창출은 제약되는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SK매직의 총차입금은 4212억원, 단기차입금은 1280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인 536억원을 훌쩍 넘는다. SK매직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특히 갚아야 할 돈인 무보증사채 700억원이 올해 4월2일 만기된다. 때문에 향후 차입금 규모는 현재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차입금의존도는 46.6%로 2019년 말(42.9%)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총자본 중 절반 가까이가 빚인 셈이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이 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재무안정성은 낮아지게 된다.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재무안정성 지표는 좋지 않다. 2020년 3분기 연결 기준 코웨이의 차입금의존도는 27.1%, 쿠쿠홈시스는 2.3%에 그쳤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다. 2020년 3분기 기준 SK매직의 부채비율은 230.0%다. 동종업계 1위 사업자 코웨이(021240)의 부채비율이 115.8%, SK매직과 2위를 앞다투는 쿠쿠홈시스(284740)의 부채비율이 30.9%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SK매직 주요 재무지표
 
재무안정성 지표의 악화 원인은 성장초기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자금 증가로 분석된다. SK매직의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가전제품 렌탈의 경우 성장초기 사업 확대를 위한 운전자금과 설비투자부담이 소요된다. 
 
SK매직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16년부터 매년 마이너스 기조다. 2020년 3분기 기준 -826억원을 기록했으며 2016년 -85억원, 2017년 -225억원, 2018년 -244억원, 2019년 -1164억원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 기존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 미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렌탈사업 특성상 투자 회수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까닭에 당분간은 재무안정성 지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잉여현금흐름을 살펴보면 SK매직의 재무상태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가지고 있는 현금을 의미한다. 잉여현금흐름이 많을 경우 배당금과 기업의 저축,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할 돈이 넉넉하다는 것을 뜻하고, 적자로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SK매직은 매년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잉여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222억원 △2017년 -509억원 △2018년 -656억원 △2019년 -302억원 △2020년 3분기 -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SK매직은 최근 모회사 SK네트웍스의 최신원 회장이 '회삿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7일 구속 수감됨에 따라 올해가 적기로 여겨졌던 IPO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SK매직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JP모건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의 횡령·배임 논란에 따른 오너 리스크로 상장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ESG이슈가 중요하다 보니 모회사의 오너리스크는 SK매직 이미지와 향후 전개할 비즈니스 활동, IPO시기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SG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SK매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의 사업은 렌탈 계정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구조이며,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것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다”라며 “최근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고 차입 증가에도 실질적 금융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경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IPO는 현재 미정으로, 향후 최적의 시기를 고려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