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씨앤, 연결·개별 재무제표 간 괴리…내년엔 모두 한파 예고
종속기업 부진에 적자지속 연결실적
흑자 내던 개별실적 외부 변수에 흔들
중장기 전략…예년보다 실적 부진 전망
공개 2022-11-07 08: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앤씨앤(092600)이 연결기준과 개별기준의 수익성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사업 역할을 맡는 넥스트칩(396270)을 비롯한 베이다스, 앤씨비아이티 등 연결 실적에 포함된 자회사들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문제는 외부 요인들로 인해 주력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개별기준 영업이익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앤씨앤 역시 당분간 실적 부진을 예고한 상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씨앤은 지분 100%를 소유한 종속기업 베이다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이며 베이다스는 소멸돼 사라진다.
 
합병 이유는 시너지 창출과 경영효율화다. 자율주행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앤씨앤이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베어다스와 통합해 신사업 중 하나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앤씨앤 입장에서는 신사업의 중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신사업을 담당하는 종속기업의 적자로 연결기준 실적은 부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방산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력 사업의 수익성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785억원, 2020년 878억원, 2021년 1147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116억원, 2020년 -119억원, 2021년 -152억원으로 손실폭은 더욱 커졌다.
 
올해의 경우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매출은 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작년 상반기(-97억원)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차량용 반도체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업이 주력인 종속기업 넥스트칩은 2019년 134억원, 2020년과 2021년 135억원, 올해 상반기 1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개별기준으로 2019년 57억원, 2020년 51억원, 2021년 24억원, 올 상반기 12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음을 고려하면 베이다스, 앤씨비아이티 등 다른 종속기업의 영업이익 합은 2019년 -39억원, 2020년 -35억원, 2021년 -41억원, 2022년 상반기 -33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려가 되는 점은 흑자를 내고 있는 개별기준 수익성이 점점 부진에 빠진다는 것에 있다. 특히 2021년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9% 줄었으며 올해 반기에는 1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6% 감소했다.
 
앤씨앤의 주력 사업은 자동차용 운행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의 개발과 판매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의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생산량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등 외부 요인이 맞물리면서 원가부담이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이다.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빠른 수익성 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 즉 개별기준 수익성이 계속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종속기업들의 실적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영업손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넥스트칩은 지난 7월 기업공개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내년 15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더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넥스트칩의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 원인은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해당 정책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영업실적 개선을 위해선 새로운 매출처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앤씨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넥스트칩의 흑자전환은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앤씨앤의 이번 흡수합병도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이뤄지는 것이기에 부정적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당분간 실적 부진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회사 관계자는 “대외적인 변수가 많아 예년보다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사업을 잘 수행, 애프터 마켓이 아닌 비포 마켓으로 진출하기 위해 베이다스와의 흡수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