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직격탄…보험업계, 자본적정성 우려 확산
1분기 RBC비율 대폭 하락…5개 보험사 당국 권고치 이하
공개 2022-05-19 16:47:49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시장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지며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 채권평가손실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금리민감도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131.5%)과 DB생명(139.1%), 한화손해보험(000370)(122.8%), 흥국화재(000540)(146.7%), DGB생명(84.5%) 등 5개 보험사 1분기 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NICE신용평가)
 
RBC 비율은 보험사의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비율로서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비율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에서는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MG손해보험을 제외한 전 보험사가 권고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했지만 올해 다수 보험사가 RBC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명보험 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254.4%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p 급락했다. 손해보험의 경우 2%p 하락한 221.3%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생명보험사 RBC비율이 179.7%로 전년 말에 비해 42.6% 떨어졌고, 손해보험사가 181.3%를 기록해 19.9%p 하락했다.
 
국내 경제 저성장세와 보험 산업 성숙기에 따라 총위험의 경우 유의미한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재무제표상 자본에서 자본증권 발행액 등 일부 항목을 조정해 산출하는 지급여력금액의 감소세가 나타났다. 특히 생명보험 업계는 지급여력기준금액이 지난해 말 4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했지만 지급여력금액이 14조7000억원 감소하며 RBC비율을 끌어내렸다.
 
이와 관련 최근 발생한 RBC 비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감소가 꼽힌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오면서 보험사의 가용자본에서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는데, 금리 환경이 바뀌면서 채권에 대한 평가이익이 감소해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농협생명과 한화손해보험, DGB생명 같은 경우 2020년 일부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함에 따라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해 3사 평균 RBC비율이 2019년 말 대비 60%p 이상 올라 245%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후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재분류된 금융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하자 RBC비율은 204%까지 떨어졌다.
 
이들 보험사는 유상증자와 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추가로 확충했지만, 회계기준상 금융자산 재분류가 제한되는 올해까지는 높은 금리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울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말까지 보험업권 전반적인 RBC비율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라면서 “특히 대주주 지원 여력이나 자체적인 자본조달 능력이 열위해 자본확충으로 RBC 비율을 방어하지 못하는 보험사는 하락 폭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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