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SGC이테크건설(016250)이 분할 여파를 털어내고 있다
. 분할 직후 악화됐던 재무 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 데다, 실적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플랜트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자체사업을 진행할만한 용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에서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3분기 누적 856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7498억원) 대비 14.2%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0억원에서 460억원으로 827.4% 급증했다. 전년 동기 수치의 경우 분할합병으로 인한 연결종속회사의 변동 내역(발전·에너지 부문 제외)을 반영해 재작성됐다.
종속회사였던 군장에너지를 분할한 이후 위축됐던 실적 흐름이 본궤도에 올라온 셈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매출액(1조1358억원)이 전년 대비 33.1% 감소하면서 3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군장에너지가 영위하고 있던 발전·에너지부문이 실적에서 제외되고, 건설부문의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상승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올해에는 플랜트부문에서 신규 수주 물량의 착공이 이뤄져 매출이 본격화됐다. 그간 꾸준히 수주고를 올렸던 물류센터에서 추가 수주에 성공한 점도 주효했다. 여기에 신규 주택 브랜드인 ‘더 리브(THE LIV)’를 필두로 토건부문에도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에는 자체사업인 가산 G밸리 지식산업센터에서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실적이 회복되면서 악화됐던 재무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2019년도만 하더라도 291.8%의 부채비율을 기록 중이었으나 지난해 말 분할 여파로 부채비율이 382.0%까지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를 웃돌 때 위험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부채비율이 222.7%까지 줄어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마찬가지다. SGC이테크건설은 2019년 당시 90억원 수준의 FCF를 보유 중이었으나 지난해 -166억원으로 음전환됐다. FCF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만으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올해 3분기에는 -13억원의 FCF를 기록하면서 외부 조달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다시금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공능력평가액은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SGC이테크건설의 경우 지난해 42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50위권에 안착했지만, 올해에는 이보다 3계단 하락한 45위를 기록 중이다.
당시에는 경영평가액의 감소가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다. 일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뜻하는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경영평점*80%’이라는 산식으로 산출된다. 경영평점은 차입금의존도와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을 합친 후 다시 5로 나눈 값이다. SGC이테크건설의 경영평가액은 올해 1766억원으로 전년(2691억원) 대비 34.4% 감소했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의 경우에는 인적분할을 진행하다 보니 부채비율의 분모격인 자산이 감소해 지표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처럼 보였다”라며 “올해에는 다수의 사업장에서 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외상대금 등 매입채무도 함께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10월부터 입주가 진행 중인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 사진/SGC이테크건설
아쉬운 점은 여전히 플랜트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녔다는 점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 2017년 신규 주택 브랜드인 ‘더 리브’를 론칭하고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2017년 13.0%(1908억원)정도였던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을 2019년 기준 33.7%(3832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매출비중이 급증한 데는 토건부문의 매출액이 늘어났다기 보다 2019년부터 군장에너지의 발전·에너지부문 실적을 연결에서 제외한 게 주효했다. 분모인 전체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이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실제 2018년과 2019년의 토건부문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19.9%(3382억원), 33.7%(3832억원)으로 13.8%p 차이가 나지만 매출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토건부문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31.6%에 그친다. SGC이테크건설 측도 점진적으로 플랜트부문과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을 5대 5로 맞춘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과도기인 탓에 토건부문의 올해 목표 매출비중을 31.3%정도로 설정한 상태이다. 신규수주 목표액(2조3900억원) 가운데 토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9.7%에 그친다.
아울러 진행 중인 자체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보유한 용지(39억원)도 전기말(143억원)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자체사업의 경우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용지가 미완성건물로 전환되는 구조이다. 실제 미완성건물은 자체사업인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가 입주 절차에 들어가면서 같은 기간 315억원에서 585억원으로 늘어났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향후 플랜트와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을 5대 5로 맞출 계획이지만, 토건부문의 경우 입주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다 보니 아직까지 3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며 “토건부문의 경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 후부터 입주까지 3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단기간 매출비중이 확대되기는 힘들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 4분기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의 입주가 마무리되면 토건부문의 매출비중이 현재보다는 늘어나게 된다”라면서 “다만 ‘G밸리 더리브 스마트타워’ 외에 현재 진행 중인 자체사업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보유한 용지는 ‘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신규 부지를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이기에 이른 시간 내 새로운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