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올스톱'…M&A업계도 덮친 코로나19
코로나19, 초기 딜~막바지 딜까지 주요 이슈로 부각
대구경북 지역 실사, 무기한 연기되기도
공개 2020-02-27 09:3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코로나19(COVID-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수·합병(M&A) 업계도 시름에 빠졌다. 미팅이 취소돼 주요 M&A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고,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실사는 취소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영향을 밸류에이션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원매자와 매도자 사이의 가격 이견도 커져 딜이 중단되기도 했다. 
 
25일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셀사이드든 바이사이드든 코로나19가 의외의 복병"이라면서 "특히 중국과 연관될 기업은 비즈니스에 본질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최근 인프라 관련 딜이 오리무중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M&A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여러 변수들이 있는데 코로나19가 최근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기업 가치에 대한 해석 차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유사 거래가격(Transaction Multiple)을 참고해 딜이 진행되더라도 현금흐름할인법(DCF)와 같은 절대적 가치평가는 혼용된다. 즉,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던 1월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향후 실적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게다가 코로나19의 극복 시기, 한국 경제·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은 이견이 크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판데믹(Pandemic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이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증권 시장과 외환 시장을 한국이 주도하는 것 같다"면서 "판데믹 가능성이 나올 정도로 세계가 코로나19를 주목하고 있다보니 당분간 한국 뉴스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변수를 반영한 밸류에이션 역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만약 딜이 초반일 경우, 이번 1분기 혹은 올 상반기 실적이 직접적으로 반영이 될 것"이라면서 "셀러는 코로나19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하는 반면 바이어는 장기화 가능성을 강조하니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거래 당사자가 중국 회사이거나 중국에 생산시설이 있다면 이견은 더욱 커진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딜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는 1차적으로 중국 내수시장 위축을 통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저하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차적으로 전 세계 공급망(Supply Chain)의 혼란을 초래해 중국 수출 비중이 높거나 중국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의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모임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M&A 자문을 주로 하는 변호사는 "최근에 IB들이나 PE들도 모두 회사에서 자택근무나 모임 취소 지침이 있어,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조건이 큰 틀에서 확정되어야 딜이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기본적인 조건을 조율하는 것은 보안과 같은 미묘한 문제가 있어 직접 만나야 가능하지만 현재는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으로의 출장이나 현장실사는 전면 취소되고, 연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IB 관계자는 "대구 경북 지역 등 출장이 필요한 딜은 거래가 잠정 중단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