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평가기관, 기술평가서 1건당 수수료수입 1000만원VC, 2018년 코스닥IPO기업 47곳 투자…한투파 에이비엘바이오 20배 고수익개인, 전문가 허들 낮아져 투자기회도 확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자본시장혁신을 위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지 1년반이 흘렀다. 금융위는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코스닥시장에 대한 세제, 금융지원 확대는 물론이고 상장요건을 전면 개편했었다. 지난달 말엔 혁신기업 IPO 촉진방안을 발표해 기술특례상장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IB업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코스닥 예심 청구 기업만 30곳에 육박한다. 모든 정책에는 수혜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IB토마토>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의 수혜자들을 추적해봤다.(편집자주)
[IB토마토 허준식 기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뛰어난 유망기술기업이 기술 평가를 활용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코스닥시장 기술기업상장부에 따르면 기술평가특례로 상장을 추진하려는 기업은 우선 거래소가 지정한 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등 13곳의 전문평가기관 중 2곳에 평가를 신청해 1곳에선 A를 다른 1곳에선 BBB등급 이상을 증빙받아야 한다. 이때 해당 전문평가기관은 기술평가 수수료로 1000만원을 지급받는데 기관이 2곳이므로 기술특례상장 시 2000만원의 수수료가 발생하게 된다. 기술보증기금 산하 중앙기술평가원은 부가세 포함 기술평가료가 1100만원인 것을 확인해줬다. 작년 코스닥시장 활성화대책 발표 후 올해 상반기까지 기술특례 상장은 28건에 달한다.
자료/KIND
VC는 작년 코스닥 IPO기업 중 절반이 넘는 수인 47개 기업에 투자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에이비엘바이오 상장 후 20배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VC는 133개사, 전체조합은 807개, 운영자금은 24조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 이들이 신규로 결성한 146개 조합에 들어온 자금은 4조6868억원, 신규조합원 비중은 금융기관이 30.3%로 가장 높고 정책기관 25.7%, 연금/공제회, 벤처캐피탈 순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보면 바이오, 의료업종 투자가 24.6%로 가장 많았고 ICT서비스가 21.8%로 뒤를 이었다.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IBK기업은행 중심의 '성장사다리펀드'의 약진도 눈에 띤다. 해당펀드의 출자금액은 12조원을 돌파했다. 이들 중 아직 청산된 펀드가 없어 수익 여부를 단정짓기 어렵지만 펀드 출범이 2013년, 주 투자분야가 ICT, 바이오의료라는 점에서 고수익 구간으로 추산해볼 수 있겠다. 정부의 벤처생태계 촉진 정책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이 유지되는 한 VC와 VC투자사인 금융사, 정책기관, 연금의 수혜는 계속될 것이다.
정부가 올해 1월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중 금융투자상품 잔액을 5억에서 5000만원으로 낮춘 것이다. 금융위 안대로 하반기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2018년말 기준 1943명에 불과했던 개인 전문투자자는 37~39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 전문투자자는 공매도 수행 시 일반투자자일 경우보다 담보비율 등에서 좀더 유리한 조건으로 증권사 대차를 받게될 수 있고 투자권유에 있어 복잡한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된다.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도 종전 1~3억원이던 투자금액 제한을 받지 않게 된다. 장내선물옵션 거래 시 예탁금도 3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줄어든다. 장외파생상품과 크라우드펀드에도 제한없이 투자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넥스 투자 시 진입장벽인 일반투자자 예탁금은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졌고 개인 전문투자자는 예탁금이 아예 면제돼 중소 벤처기업투자에 있어서도 수혜를 볼 수 있겠다.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경우에도 전문투자자들만 참여하는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규제도 면제된다. 종전보다 자유롭게 비상장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는 규제의 벽이 낮아지는 동시에 투자위험에 대한 책임도 수반되는 것이어서 최종적인 수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의 코스닥 시장활성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규제가 완화됨으로써 매매 스킬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게된 점과 보다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수혜임이 분명하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