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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난해 역대급 적자…'32조원대' 영업손실
원자재·LNG 가격 상승 영향…4분기에만 영업손실 10.8조원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 효과…자금조달 여력 확보 긍정적
공개 2023-02-28 16:23:55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6: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는 '역마진' 수익구조가 지속된 영향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법 개정으로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적자가 이어질 경우 향후 사채발행한도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28일 한국전력공사의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1조2719억원, 영업손실 32조60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분기 적자전환 이래 7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며,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영업손실 10조7692억원을 내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역마진' 수익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초부터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및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다.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한국전력공사의 원가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평균 전력도매가격(SMP)은 196.7원/kWh 수준으로, 전년 94.3원/kWh 대비 2배 넘게 상승했으며 매출액의 60% 내외를 차지하던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는 약 76조6000억원을 기록해 매출액을 웃돌았다.
 
지난해 중 세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분기별 가중평균 전력판매단가는 전력구입단가를 밑돌았으며, 4분기에는 겨울철 전력수요 증가와 더불어 전력판매단가와 전력구입단가 간 차이가 40.5원/kWh까지 확대돼 적자 구조가 심화된 모습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한국전력공사는 실적 악화로 인한 자금부족분을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의 사채발행액이 법에서 정한 사채발행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결산 이후 자본시장 접근성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됐으나 임시국회에 재차 상정돼 지난해 말 개정됐다.
 
종전 한국전력공사법상 공사가 발행할 수 있는 사채발행액을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 이내로 정하고 있었으나, 현행법상 최대 6배까지(2027년 말까지 5배) 확대할 수 있어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이 25조2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확대돼 이익잉여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법 개정으로 올해 중 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은 가능한 구조다. 다만, 대규모 적자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24년 이후 사채발행한도 여력이 재차 축소될 수 있다.
 
이상은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국전력공사는 현재의 역마진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결손누적 및 재무부실이 고착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인상 수준 및 시점, 주요 연료가격 변동, 재정건전화 계획 진행 상황, 전력시장 정책 변화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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