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의 재무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올들어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충당금을 인식하는 등 우발부채를 비롯한 국내외 대체투자 익스포져와 관련한 건전성 부담이 내재한 까닭이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유진투자증권의 제286외 파생결합증권(DLB)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위탁매매 실적 호조와 채권운용수지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 주식발행시장(ECM)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부문에서 사업경쟁력을 보였다는 판단이다.
표/한국기업평가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유진증권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956억3890만원으로 전년동기(793억6763만원) 대비 20.5% 증가했으며 누적 순이익은 7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6% 늘었다. 최근 3개년(2018년~2020년) 평균 총자산순익률(ROA)과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 비율은 각각 0.7%, 70.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5%를 기록했다.
다만 투자자산에 대한 부실화 가능성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진투자증권은 고마진의 신용공여금 이자수익과 부동산PF 수수료수익 비중이 높은 수지구조를 바탕으로 한 수익성이 우수하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상품운용수지 감소와 영업경쟁 심화에 따른 인수주선실적 저하가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 비율이 저하세를 보이기도 했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여신자산 부실화가 반복되면서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과거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지난해 해외 오피스빌딩 담보대출 부실화로 건전성 지표가 저하된 가운데, 올해 9월에는 자안바이오의 부도로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했다”라고 언급했다.
자안바이오 부도에 따른 사모사채 인수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자안바이오 사모사채는 전액 충당금을 인식함에 따라 추가 손실부담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향후 담보자산 처분 등을 통한 원활한 투자자금 회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우발채무 관련 위험도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유진투자증권의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237.2%, 5.4배(위탁매매 일시계상미수금 차감시 4.6배)로 절대적인 수준은 양호하나, 중소형사 Peer(평균 각각 321.6%, 4.2배) 대비로는 열위한 상황이다. 우발채무 규모는 711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75.9%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우발채무 규모에 대한 양적 부담이 있는 상황으로, 기초자산 대부분이 무등급PF 및 해외 실물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우발채무 구성 지표도 동종업계 대비 열위하다”라며 “IB사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채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규모와 질적 위험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기초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대출채권으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경기 둔화 시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올해도 사모사채 관련 매입확약이 실행돼 충당금(100억)을 인식하는 등 우발부채 관련 신용위험이 과거 대비 높아지고 있어 요주의이하자산의 회수 추이와 대체투자자산의 건전성 저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