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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공사 실명제와 감사보고서 실명제
공개 2020-07-24 08:30: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보도공사 실명제: 저희가 시공했습니다.... 시공자: ××산업(주) 현장대리인 ○○○ ...”
“이 독립된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의 근거가 된 감사를 실시한 업무수행이사는 ○○○입니다.”
 
첫 번째는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 앞 보도블록 공사 후 설치된 ‘보도공사 실명제’ 표지판의 내용이다. 서울시는 2012년에 공사 관계자에게 책임감과 긍지를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보도공사 실명제를 도입하였다.
 
두 번째는 외부감사인이 작성하는 감사보고서 하단에 포함된 문구이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말 회계감사기준을 개정하여 2018년 12월 15일 이후 종료되는 보고기간의 상장기업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부터 업무수행이사(engagement partner)의 이름을 감사보고서에 적도록 하였는데, 이를 ‘감사보고서 실명제’라고 한다. 
 
과거에는 감사인과 관련하여 감사보고서에 ‘××회계법인 대표이사 OOO'만으로 기재하였으나, 개정안에 따라 ’업무수행이사는 OOO입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된 것이다. 업무수행이사는 감사업무와 발행된 감사보고서에 대하여 회계법인을 대신하여 책임을 지며, 자신이 담당하는 감사업무의 전반적인 품질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파트너를 말한다. 즉, 업무수행이사는 외부감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므로 이름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감사보고서 실명제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의하면 “감사보고서 실명제로 감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감사품질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감사보고서 실명제는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국제감사기준에도 도입되어 있고, 미국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관련 책임자에게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품질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감사보고서 실명제의 취지는 보도공사 실명제의 취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업무수행이사의 이름을 공개하는 경우에 감사인에게 특정 감사의견을 강요하기 위해 신체위협,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등을 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과거에는 “'딸 다니는 학교 안다'…회계사 협박 심각”과 “감사나온 회계사, 피감직원 폭행 피하려다 추락사”라는 신문기사가 실릴 정도로 회계사에 대한 협박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예외적인 상황으로 업무수행이사의 이름을 공시하는 것이 개인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발생시킨다고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공시하지 않고, 이러한 감사인의 의도를 지배기구와 논의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감사보고서에 업무수행이사를 공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의 감사보고서에는 ‘대표사원(현재의 대표이사)’과 ‘심리사원(현재의 심리실장)’ 및 ‘담당사원(현재의 업무수행이사)’ 등 세 명을 공시하였다. 그러나 대표이사만 공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가 2017년 말에 대표이사 외에 업무수행이사도 추가 공시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이다.
 
업무수행이사 외의 다른 회계사들은 업무보조자일뿐이며 법적으로 감사를 수행하는 사람은 업무수행이사이므로 이들의 책임이 무겁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업무수행이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업무수행이사의 감사품질이 좋은지, 업무수행이사의 업무수행부담이 많을수록 감사품질이 낮은지, 업무수행이사의 경력이 길거나 산업전문성이 있은 경우에 감사품질이 높은지 등에 대한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감사품질 결정에 있어서 업무수행이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식점 중에서도 주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음식점은 왠지 믿음이 가고 손님도 많다. 동일한 논리로 업무수행이사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감사이므로 이에 걸맞게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한다. 감사인 실명제의 도입으로 업무수행이사의 책임이 강화되어 감사품질이 제고될 것이라는 원래 제도 도입 취지가 잘 실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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