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면세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롯데가 3분기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023년 인천공항 철수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경영효율화에 나선 결과다. 특히 최근 호텔사업 부문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위탁운영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이 실적 회복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호텔롯데)
캐시카우 면세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 개선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호텔롯데의 매출액은 3조38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7421억원) 대비 9.47% 감소했다. 전체 연결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면세사업부 매출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속에서 큰 손 역할을 하는 중국 대리구매상(따이궁)이 감소한 가운데 최근 고금리·고환율 기조와 올리브영 등으로 쏠리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로 낮아진 경쟁력이 면세산업의 외형 축소로 이어지면서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탈락함에 따라 같은해 7월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면서 외형이 크게 줄었다. 2023년 연결 매출액은 4조7540억원으로 직전년도 6조495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1조7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같은기간 사업 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면세사업 부문 매출액이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에는 호텔 사업부문 매출 성장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원대로 회복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외형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면세 사업부문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사업 부문 매출이 5.45%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다.
면세 사업부문의 경우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비중의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중국인 고객의 매출 기여도는 63.3%로, 지난해 연간 대비 16.1%포인트 줄었다. 연간으로 보면 중국인 고객의 매출 기여도는 2022년 90.0%에서 2023년 82.0%, 2024년 79.4%로 급격하게 감소해 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16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지난 2023년 인천공항 철수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경영효율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DF1·2구역 재입찰에 나섰지만 롯데면세점의 입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인천공항은 높은 임대료로 인해 입점업체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철수한 바 있다. 고금리·고환율 기조와 경쟁력 약화 등으로 면세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면세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참가는 입찰공고를 기반으로 면밀하고 신중히 검토 중에 있으며 아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라면서도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인프라를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확대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운영 통한 글로벌 진출로 성장 드라이브
면세업황의 부진으로 호텔사업이 롯데호텔의 연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2022년 15.69%에 불과했던 매출기여도는 지난해 27.99%로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31.43%를 기록하면서 30%대를 돌파했다.
호텔 부문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호텔롯데는 관련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텔사업은 위탁운영 중심 전략을 핵심 축으로 하고 있다. 호텔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은 글로벌 진출 시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현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위탁운영은 토지 매입과 건물 건설 없이 운영권만 가져와 호텔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사는 토지를 매입해 호텔을 직접 건설하는 기존 방식보다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상표 사용권과 경영 노하우 등을 제공, 전체 호텔 수익에서 일정 비율의 운영 수수료를 수취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L7' 브랜드를 내세워 시카고 바이 롯데호텔 리브랜딩 오픈한 데 이어 올해 7월 첫 프랜차이즈인 뉴요커 호텔 바이 롯데호텔을 리브랜딩 오픈하면서다.
올해 오픈한 '더 뉴요커 호텔'은 롯데호텔앤리조트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 선보이는 프랜차이즈 1호 호텔이다. 호텔롯데는 미주 지역에서 롯데호텔 괌,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 시애틀, L7 시카고 바이 롯데호텔 등 4개 호텔을 운영하며 쌓아온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도 호텔롯데는 점진적인 지역 비중 다변화 전략을 통해 호텔 사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글로벌 체인호텔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호텔·월드 부문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실적 회복세가 이어졌다"라면서 "호텔 사업의 경우 위탁운영 중심의 에셋 라이트(asset-light) 전략을 핵심 축으로 삼아 국내외에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