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에 연일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의 무비자 입국금지 및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등으로 카지노 방문객이 급감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파라다이스가 사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때 이르게 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파라다이스(034230)는 카지노 임시 휴업 기간을 4월13일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안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3월24일부터 카지노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권고에 따라 카지노 영업장을 임시 휴장한다”라고 밝혔다.
파라다이스시티 시그니처 멤버십 웰컴 키트. 사진/파라다이스시티
파라다이스는 서울·부산·인천·제주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장을 운영하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국 관광객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 파라다이스는 연결 기준 매출액의 90%를 카지노에서 내고 있다.
파라다이스 실적은 방문객의 칩 구입액(드롭액)과 카지노 승리율(홀드율)이 얽히면서 난다. 즉, 칩을 많이 판매하고, 딜러가 많이 이기면 파라다이스 영업이익 등이 올라가는 구조다.
파라다이스 드롭액의 60%가량을 중국·일본인 VIP가 차지하는데,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파라다이스의 중국·일본 VIP 드랍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490억원을 기록했다. 홀드율을 고려할 것도 없이, 실적 감소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관광객 감소에 따른 드롭액 감익과 카지노 임시중단 여파는 파라다이스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파라다이스의 올해 3월 카지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197억원을 기록했다.
4~5월 실적 위축도 사실상 유력한 상황이 됐다. 일본 골든위크 및 중국 노동절 연휴에 따른 매출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정부는 3월 초에 일본인 비자 취소 및 무비자 입국금지 조치를 발효한 바 있다. 게다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3월29일~4월4일)의 중국발 입국자 일일 평균은 2019년 3월 평균의 1% 수준인 170명에 불과했고, 특히 4일 입국자수는 한-중 수교 이후 최초로 0명을 기록했다. 한한령 해제 시그널이라는 호재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 보니, 일각에서는 파라다이스의 연 실적 적자전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정부가 4월1일부터 국내 입국 외국인의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의무화하다 보니 카지노 방문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가능성도 마냥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하나금융투자는 극히 보수적으로 접근해 외국인 자가격리 조치가 5월까지 이어질 것이라 가정했고, 그 결과 파라다이스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782억원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라다이스는 사드사태가 불거진 2017년에 연결 기준 3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다만, 실적 예측치는 증권사마다 갈리는 형국이다. 일례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하반기 중 실적 회복 가능성을 예상하며, 파라다이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610억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관광업종 애널리스트는 “실적 추정치는 어차피 나중에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하나금투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예측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정부의 입국 외국인 자가격리 조치 등이 언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로나19 전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실적 예측 자체가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방문객 감소로 인해 향후 수익창출 및 현금흐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