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상장 재도전'에 나서는 JNTC가 공모주식의 절반가량을 구주매출로 설정했다. 금번 상장으로 LX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도 무난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제이엔티씨(JNTC)는 공모주식으로 1100만주를 배정했다.
이 중 500만주는 LX인베스트먼트 보유 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구주매출이다. 2015년 말 LX인베는 JNTC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펀드 ‘스마트제일호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PEF’를 설립하고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605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이 펀드는 JNTC의 구주 10.3%를 150억원에 매입하고, 450억원의 신규 발행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당시 LX인베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2017년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부 풋옵션을 붙였다. 이후 JNTC는 투자자 엑시트 등을 위해 2016년 말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결국 철회하게 됐다.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탓이다.
JNTC가 상장 절차를 밟던 시기에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 폭발사고가 발생했고, 이는 기관의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당시 JNTC의 사업 포트폴리오 중 3D커버글라스 매출 비중이 60%를 차지했는데, 이 제품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독점 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던 탓이다.
투심은 정확했다. 폭발사고 이듬해인 2017년 JNTC의 커버글라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438억원을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JNTC의 동 기간 총매출액도 12% 감소했다.
상장 철회로 LX인베스트먼트의 풋옵션 행사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LX인베스트먼트는 오히려 CB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하며 나중을 기약했다. 이때 JNTC의 대주주인 진우엔지니어링(JNTE)은 대승적 차원에서 펀드 보유 지분 중 515만주를 매입하며 수익을 안겨주고 보유 지분을 일부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철회에 따른 풋옵션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전환사채를 전환하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장기 성장성을 믿고 배팅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성한 JNTC 대표이사. 사진/JNTC
이후 JNTC는 삼성그룹과의 합의하에 독점 공급을 해지하고 거래처 다각화로 주력했다. 현재 JNTC의 3D 커버글라스 매출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 60%,
LG디스플레이(034220) 30%, 중국 비오이(BOE) 10%로 구성돼있다.
실적도 개선됐다. 3D 커버글라스 매출 회복 등으로 JNTC의 2019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직전연도(2018년) 총합 매출액과 유사한 수준인 2249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JNTC의 기업가치도 상승했다. JNTC의 상장을 공동주관한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은 금번 공모밴드를 8500~1만500원으로 설정했다. JNTC의 2019년 3분기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을 단순 연 환산한 값에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 14.5배를 곱해 산출한 값이다. 최초 상장을 타진했던 2016년 JNTC의 공모밴드는 7500~8500원이었다.
단순 계산했을 때, LX인베스트먼트가 금번 구주매출로 손에 넣는 금액은 425억~52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환사채 전환 후 매각분과 남은 지분 등을 포함하면, FI는 무난한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JNTC 관계자는 “투자자의 강한 엑시트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장이 한 번 철회됐던 만큼 현 시점에서 엑시트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라며 “상장 이후 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주매출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JNTC가 손에 넣게 되는 자금은 500억원을 웃돌 예정이다. JNTC는 확보자금의 190억원을 차량용 디스플레이 3D커버글라스 시설투자 등에 투입하고, 150억원은 관련 연구비용으로 지출하며, 남은 15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이용할 계획이다.
JNTC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은 274억원”이라면서 “차입금 상환을 통해 이자비용을 절감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