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빚이 현금 4배…재무압박 속에서도 인수 강행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다 4배 많은 단기차입금
현금 103억원 투입하며 우븐 생산 확대로 '승부수'
우븐 등 프리미엄 수요 중심 니트보다 높은 단가 강점
공개 2025-12-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1일 11: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의류 제조업체 노브랜드(145170)의 차입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1년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대비 4배 가까이 많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현금 103억원을 투입해 반도 비나((BANDO VINA CO.,LTD.)를 인수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수요가 높은 우븐(Woven) 소재 제품 매출을 확대하고 높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에 대응해간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현지 공장. (사진=노브랜드)
 
매출액 늘었지만 고환율 영향에 수익성 저하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노브랜드 매출액은 46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4164억원) 대비 11.83% 증가한 수치다. 노브랜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니트와 우븐 소재 중심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브랜드 고객사가 위탁한 제품에 대해 디자인을 제공하고 생산과 제조까지 담당한다. 
 
해외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최근 환율 상승 여파로 인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252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올해 동기 127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6.06%에서 2.72%로 급감했다. 
 
수익성 저하가 이어진 가운데 차입금의존도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566억원으로, 자산총계(3638억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05%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일 경우 차입금 부담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브랜드가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1346억원으로, 같은기간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358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많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업체 측은 단기차입금 중 517억원이 유산스 등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낮다는 설명이다. 유산스는 일반적으로 무역결제 시 지급기한이 있는 기한 부어음을 일컫는다. 지급인이 지급약속을 하고 일정기간 후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유산스 이자율은 은행과 신용등급, 거래 조건 등을 기반으로 연 1%대 후반에서 6% 이상까지 형성될 수 있다. 
 
노브랜드가 보유한 유산스의 이자율은 4.59~6.27%로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높은 이자율과 유산스를 비롯한 차입금 부담으로 3분기 누적 이자비용도 6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3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 127억원 중 절반 가량이 이자비용으로 나갔다. 
 
 
반도 비나 103억원에 인수…우븐 생산량 확대
 
이 가운데 지난 8일에는 반도 비나를 현금 103억원에 취득하면서 투자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인수를 위해 노브랜드는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기도 했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일반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차환 발행 또는 신규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활용되는 자금 조달 방안이다. 
 
업체측은 반도 비나를 인수하면서 이익 증대와 신규 바이어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우븐 소재 관련 수요 증가에 발 맞춰 생산라인을 추가해 생산량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우븐 소재 매출은 기존 대비 약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븐은 날실과 씨실을 교차시켜 직물을 짜는 방식으로 만든 원단이다. 블라우스, 정장류, 캐주얼 상·하의, 드레스, 아우터 등에 주로 쓰인다. 의류 산업 내에서 우븐 의류는 니트 대비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숙련도가 요구되며 심실링, 방수, 보온 등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냉감 기능성 소재로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노브랜드의 우븐 매출액도 2023년 1525억원에서 2024년 165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우든 관련 오더가 증가하여 매출 단가가 지난해 3분기(1만1417원) 대비 증가한 1만3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3분기 니트 단가인 8352원 보다도 약 64% 높은 가격이다. 노브랜드에서 매출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로는 제이시페니(J.C. Penney), 콜스(Kohl's), 에이치앤엠(H&M), 타깃(Target), 올드네이비(Old Navy), 갭(Gap) 등이 있다. 
 
노브랜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반도 비나 인수를 위해 PCBO를 발행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월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우븐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라며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단기차입금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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