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사이언스, 공모가는 올랐지만…FI엔 '손실 신호탄'
공모가 2만1000원 확정, 시가총액 1366억원
FI, 주당 3만원대 투자…30% 이상 올라야 수익
수요예측 흥행에도 1개월 후 '오버행' 우려
공개 2025-04-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코스닥 상장을 앞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2만1000원에 확정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즈B 투자자들은 주당 3만원대에 투자해 상장 후 주가가 30% 이상 오르지 않으면 원금 회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선정된 데 따른 성장 기대감은 존재하지만, 최근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주가 부진과 1개월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7000원~2만1000원) 상단으로 결정됐다. 최근 공모주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공모가를 낮춘 것이 이번 수요예측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기관투자자 91%가 이번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 상단인 2만1000원을 신청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사진=오가노이드사이언스)
 
FI 손실 위기, 주가 30% 상승 '손익 분수령'
 
지난 2018년 설립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19년 시드 투자 5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시리즈A 단계에선 80억원, 2021~2022년 시리즈B 단계에선 647억원을 유치했다.
 
시리즈A 단계에선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엘비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아주아이비투자이 참여했고, 시리즈B 단계선 초기 FI들과 더불어 이앤벤처파트너스·원익투자파트너스·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낮은 가격에 진입한 초기 FI들과 달리 시리즈B 단계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당시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1600억~17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확정 공모가 기준으로 보면 현재 시가총액은 1366억원이다. 그 사이 기업가치가 20% 이상 하락해 손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예를 들어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시리즈B 단계서 주당 3만474원에 투자를 단행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30% 넘게 주가가 올라야만 수익을 겨우 낼 수 있다.
 
대표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1주당 3만2000원가량에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지분 6만2500주를 취득했다. 투자금은 약 20억원으로, 공모가 기준 7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약 10억원의 인수수수료(4.5%)를 고려하면 원금 회수는 가능하겠지만, 대부분의 FI들은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특례상장 무덤…"상장 당일 하락 가능성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처럼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의 주가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돌기 때문이다. 아이언디바이스(464500), 씨메스(475400), 웨이비스(289930), 에이치이엠파마(376270), 에어레인(163280) 등은 상장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주가가 절반 가량 떨어졌다. 케이쓰리아이(431190)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은 상장 첫날에만 각각 31.9%, 18.3%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율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확정 공모가의 주당 평가액(2만5888원) 대비 할인율은 18.88%로, 2024년 이후 코스닥 기술성장기업 평가액 대비 평균 할인율(25.58~38.35%)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는 평가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현재 수익보다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고 투자받는 구조라 평균 25~38%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투자자에게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여력을 주는 것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경우 적자 상태이면서도 할인율이 평균 보다 낮아 상장 당일 급락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게다가 앞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한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상장이 지연됐고, 2028년 순이익 전망을 259억원에서 218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연이어 좋지 않은 신호가 감지된 것도 FI들의 불안 요소다.
 
오버행도 부담이다. FI들의 보호예수 기간이 대부분 1개월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FI들의 투자회수는 더 요원해진다.
 
컴퍼니케이고성장펀드(6.64%),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5.13%), 아주좋은성장지원펀드(4.12%), LB기술금융펀드1호(4.12%), 아주좋은벤처펀드2.0(3.53%), LB넥스트유니콘펀드(2.52%) 등 공모 직후 벤처금융 지분율은 28.58%다. 이 외에도 한국산업은행(5.04%)과 한국투자증권(0.96%) 등이 보유한 지분을 고려하면 유통 가능 주식수는 상장 직후 179만5299주(27.59%)에서 1개월 뒤 238만주(36.6%)로 늘어난다. 
 
 
초격차 기술로 성장 '기대감'…"투자수익 예단 어려워"
 
하지만 초격자 기술특례로 첫 상장에 도전하는 만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보유 중인 오가노이드 기반 재생치료제 기술은 2023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리하는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선정됐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임에도 재무구조가 양호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부채비율은 69.31%, 차입금의존도는 22.01%다. 업종 평균(부채비율 143.36%, 차입금의존도 35.40%)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동비율 역시 업종평균 112.53%의 3배에 가까운 334.52%에 달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당일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공모시장에서 수요예측이 흥행했더라도 주가 흐름을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FI가 보유한 지분의 매각제한 기간이 대부분 1개월에 불과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