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러스, 외형 성장 발판 마련했지만…현금 유출 '빨간불'
음성 신공장 중국 하이난 공장 가동 초읽기
급증한 자본적 지출에 FCF 적자
유동비율·부채비율 악화에 재무 상태 난항
공개 2025-04-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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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바이오플러스(099430)가 국내 신공장과 중국 현지 공장 등 새로운 생산기지 확보를 마무리하면서 추가적인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현금유출 부담이 커졌다. 자본적지출(CAPEX)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으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를 갚을 수는 있지만, 아직 잔여 투자 비용 부담이 남아 있어 이를 상쇄할 만한 자금을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음성 신공장 (사진=바이오플러스)
 
사업구조 개편 완료 수순…늘어난 자본적지출에 현금 유출
 
2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플러스는 최근 중국 하이난 의료관광특구 내 위치한 현지 공장에 대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하이난 공장 GMP 인증 획득을 통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국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로써 중국이 해외 지역 진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지난해 상반기부터 바이오플러스가 추진해온 영업구조 개편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모습이다. 회사는 장기적인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기존 저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유통하던 것에서 직수출 및 대형 거래처 위주로 영업 방식 전환을 추진해 왔다.
 
국내에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경쟁력 있는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 충북 음성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콤플렉스를 조성하고 있다. 신공장의 연간 CAPA는 HA 필러 기준 4000만개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기존 성남 공장 대비 약 10배 높아진 규모다. 여기에 더해 향후 GLP-1 기반 비만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등 신규 의약품 파이프라인 대량 생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2023년 5월 착공에 들어간 신규 공장은 오는 5월 31일 내 완전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현재 완만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바이오플러스의 연간 매출은 외형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2021년 374억원에서 2022년 567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3년 650억원, 2024년 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완료를 통해 수출 확대와 신제품 상업화가 실적 레벨업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출 성장과 함께 꾸준히 증가해 오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2023년 28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4년 23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에서 17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바이오플러스의 대규모 시설투자와 사업구조 개편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꾸준한 매출 증가에 힘입어 바이오플러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134억원, 2023년 160억원, 2024년 223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신규시설투자를 시작한 2023년에는 CAPEX가 211억원으로 전년 65억원 대비 224.62%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95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회사의 비유동 유형자산은 2023년 435억원에서 2024년 1288억원으로 196.09% 늘었고, 이 중 건물 장부가액 증가액이 91억원, 기계장치 장부가액 증가액이 29억원, 기타 유형자산 장부가액 증가액이 839억원 등이다.
 
CAPEX 증가에 따라 2022년 68억원을 기록했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엔 -727억원까지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내 FCF의 회복은 다소 어려워 보인다. 당초 지난 2월28일로 예정됐던 음성 공장 신규시설투자의 잔금지급일 종료 시점이 5월31일로 한차례 지연됐기 때문이다. 잔금 지급이 지속됨에 따라 바이오플러스의 CAPEX는 당분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준공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늘어난건 아니며, 투자 규모가 확정이 돼서 생산 설비가 좀 변경되고, 기숙사도 새로 짓고 하면서 투자가 좀 더 이뤄졌다. 공시사항이다 보니 완공 기준이 아니라 잔금 집행이 끝나는 일자가 기재됐다"며 "완공은 됐고,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는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CB 발행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부채…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악화
 
바이오플러스가 지난해 7월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도 재무에 악영향을 끼쳤다. 조달 자금은 구체적으로 음성 공장 신축 공사 대금 및 생산설비 신설(200억원), 운영자금 및 연구개발비(400억원)로 사용될 예정이다.
 
발행된 CB와 이에 대한 파생상품 평가에 의해 부채총계는 2023년 347억원에서 2024년 1166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부채비율은 25%에서 79%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플러스의 금융비용 부담은 179억원까지 늘었다. 전체 부채 중에서는 특히 유동부채가 110억원에서 1123억원으로 920.91% 급증했으며, 유동비율은 888%에서 68%로 악화돼 적정 수준인 100%를 하회하고 있다.
 
다만, 아직 바이오플러스는 보유한 현금성 자산으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비파생금융부채를 상환할 여력이 남아 있다. 지난해 말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음성 신공장 건설의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감소하며 전년 대비 228억원 줄어든 29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매입채무, 미지급금, 차입금, 전환상환우선주부채 등 비파생금융부채는 246억원이다.
 
문제는 만기 도래가 1년 이상 남아 있는 비파생금융부채의 총액이 676억원이란 점이다. 여기엔 차입금 27억원, 전환사채 646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잔금 집행도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외부자금조달 없이 운영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FCF를 양수 전환할 만큼의 충분한 현금창출력이 필요한 상태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회계상으로는 부채로 분류가 됐다. RCPS는 현재 전환이 끝나서 자본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라며 "CB 600억원도 차차 자본으로 전환될 것이므로 현재 회사는 실질적으로 차입으로 인한 부채는 없는 무차입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국 공장의 경우 의료기기 2등급에 해당하는 스킨부스터나 코스메틱 쪽으로 인증을 획득했고, 그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모델을 선정해 브랜드와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라이브 커머스 진입도 추진하고 있다"며 "음성 공장의 경우 올 하반기에 GMP 승인을 획득해서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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