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전기, MIT 회생 무리수에 '희생양' 되나…오창석 책임론 확산
광명전기,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으로 신뢰 '뚝'
MIT 유동성 문제도 '걸림돌'…추가 악화 우려도
공개 2025-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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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광명전기(017040)가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최대주주 나반홀딩스의 소유주인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이 현금흐름이 양호한 광명전기를 인수해 자신의 또 다른 기업 무궁화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MIT)를 회생시키려다 실패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오 회장의 무모한 계획에 휘말려 멀쩡하던 광명전기마저 흔들리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공시규정 제35조 및 제38조의2에 근거해 광명전기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광명전기는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 이후 정정사실이 발생했음에도 공시하지 않아 공시위반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발단은 앞서 최대주주 나반홀딩스가 코스닥 상장사였던 MIT를 대상으로 맺었던 200억원 규모의 주식 양도계약을 철회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공시 의무 위반은 투자자 신뢰를 저하시키고, 주가 변동성 증가 및 자금 조달 어려움 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광명전기
 
오창석 회장 인수 방식 '한계'
 
나반홀딩스는 오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기업으로 지난해 3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같은 해 9월 광명전기의 경영권을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650만8298주(15.02%)를 MI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평균단가는 주당 2963원으로, 약 6개월 만에 7억원 이상의 차익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MIT 소액주주 반발로 거래는 무산됐다. MIT는 감자와 증자를 반복하며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고 소액주주 지분을 희석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거래정지 상태에서 감자와 증자 후 M&A를 추진한 점이 논란을 키웠다. 소액주주들은 오 회장과 대주주를 상대로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형사고발을 제기했고, 결국 2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철회됐다.
 
오 회장은 과거 현금흐름이 취약하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장사를 인수해 증자로 지분을 늘리고 이사회를 장악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MIT의 경우 2023년 66.7% 무상감자로 발행주식을 1247만주에서 173만주로 줄인 뒤, 무궁화신탁 관계사 천지인엠파트너스가 주당 500원에 1100만주, 나반홀딩스가 1000만주를 배정받았다. 오 회장은 주당 800원에 375만주, 광명전기는 주당 1010원에 594만주를 취득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두고 2023년 11월 오 회장이 임원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태료 1800만원을 부과했다.
 
 
  
 
20년 흑자 광명전기, 작년부터 현금흐름 '비상'
 
문제는 광명전기의 현금흐름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번지면서 총제적인 난국에 빠졌다는 평가다. 
 
MIT는 지난해 3년째 거래정지가 된 상태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가처분신청에 따라 법원 결정이 날 때까지 정리매매가 보류된 곳이다. 14년 동안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2021년을 제외하고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매년 유상증자로 연명해왔다.
 
반면 광명전기는 2023년 기준 현금흐름이 양호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59억원, 2022년 57억원 2023년 108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해왔고, 현금과 현금성자산 규모도 2021년 373억원, 2022년 198억원, 2023년 470억원으로 탄탄했다. 한국전력(015760)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삼성전자(005930) 등을 상대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급변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1억원, 순이익은 –12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0년 가까이 흑자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태양광 사업 진출이 실패했고, 건설경기 위축이 타격을 줬다. 광명전기는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으로 투자자 신뢰를 잃었고, MIT는 M&A 실패로 유동성 회복 기회도 놓쳤다. 오 회장은 광명전기의 유동성을 활용해 MIT의 재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였으나 결국 실패했다. 
  
추가 악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실적이 반등하지 않으면 상장사로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본다.
 
<IB토마토>는 광명전기에 이와 관련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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