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롯데물산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500억원의 회사채를 조달한다.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5%에 가까운 차입금 이자율이 3%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롯데물산은 그룹 계열사 자금 지원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승한 점, 경기회복이 둔화하며 임대 사업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이 존재하는 점이 우려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는 재무 상태, 동일 신용등급 회사들이 대부분 언더발행에 성공한 점 등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요예측 결과가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사진=롯데물산)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총 500억원 규모로 무기명식 무보증 이권부 원화 표시 공모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회사채는 2년 만기물인 15-1차(300억원)와 3년 만기물인 15-2차(200억원)로 나눠 발행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는 15-1차와 15-2차 모두 NH투자증권이 맡는다.
수요예측 시 공모 희망 금리는 민간채권평사 4사(한국자산평가, 키스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가 최종으로 제공한 롯데물산 2년 및 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에서 0.3%포인트를 가감한 범위 내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물산의 2년 및 3년물 무보증사채 수익률의 산술평균은 각각 3.433%, 3.610%다. 아울러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총 회사채 발행 규모는 800억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 수요예측은 오는 26일 하루 동안 K-본드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자금은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상환 대상인 차입금은 다음달 7일 만기가 도래하는 13-1회 무보증사채로 표면금리는 4.753%다. 수요예측에 따라 15차 회사채 조달에 성공할 경우 롯데물산의 차입금 이자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축에 속한다. 롯데물산은 지난 2023년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지난해 롯데건설이 신용공여한 자산유동화 사모사채를 매입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SPC(특수목적법인) 프로젝트샬롯에 신용보강을 제공 등 자금 지원이 있었다.
특히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우려가 신용도에 반영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롯데그룹 신용도 저하 가능성이 늘어남에 따라 유사시 계열사 지원 가능성 약화를 고려해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 한국신용평가는 AA-(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롯데물산은 지난 2023년
롯데케미칼(011170)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그룹 계열사 지원으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0년 말 2조1940억원이었던 롯데물산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2조7143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조6478억원에 달하는 자본총계 등을 바탕으로 100% 이하의 부채비율이 유지되고 있다. 롯데물산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1.68%로 2023년 말(92.41%)보다 소폭 하락했다.
그룹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 전망이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롯데물산이 보유한 자산이 우수한 까닭에 안정적인 수익성은 꾸준히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246억원, 영업이익은 64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9.8%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성이 창출되고 있다.
롯데물산은 재무적 부담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높은 수익성 등을 바탕으로 무난한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일한 신용등급의 회사들이 대부분 언더발행에 성공하는 등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은 AA-등급이며, 지난 20일 기준 이전 3개월 동안 2년물 회사채를 발행한 AA-등급 회사 8곳 중 6곳이 모두 언더발행에 성공했다. 3년물도 마찬가지로 최근 3개월간 회사채 발행사 17곳 중 2곳만 제외하고 모두 언더발행을 하는 등 AA-등급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인수인 보고서를 통해 “본 사채의 원리금 상환 가능성과 관련한 위험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