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순 시화 MTV 물류센터 신축 공사 수주…내년 하반기 준공 계획1500억원 규모 본PF 리파이낸싱 성사…현대차증권 발행주관시화 MTV 물류센터 준공한 DL건설 공사미수금 212억원 발생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경기 시흥시 물류센터의 리파이낸싱이 완료됐음에도 준공 이후 잔여 공사비 수령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해당 지역 다른 물류센터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 사업지 역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사진=뉴시스)
시화 MTV 물류센터 리파이낸싱 성공…1년 만기·1500억원 규모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자베는 최근 NH농협은행 등 대주단과 1500억원 규모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만기일은 1년 뒤인 내년 10월28일이다.
자베에게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엠시화제일차는 해당 대출채권을 담보로 15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연대보증으로 한국신용평가는 해당 ABCP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평가했다.
현대차증권(001500)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김홍미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기초자산의 상환가능성은 차주(자베)의 신용도와 본 사업 관련 현금흐름 등에 연계된다”면서 “본 사업의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차주가 본 건 대출약정상 SPC에게 부담하는 모든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약정함으로써 기초자산의 신용도를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이 사업은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 MTV 지구 내 부지를 지하 1층, 지상 8층, 1개 동 규모 물류창고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중순 자베로부터 이 사업 신축공사를 수주했고, 같은 해 7월 착공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중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0억원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업의 계약 규모가 당사 매출액의 5%를 상회하는 수준이 아니기에 공시 의무가 없다”면서 “지난해 착공 이후 순조로운 실행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년 말 준공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파이낸싱에도 공사비 회수 ‘지지부진’…물류센터 ‘임차 리스크’ 부상
DL건설 역시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은 경기 시흥시 시화 MTV 내 부지에 물류센터를 시공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6월 시행사 와이즈디벨롭먼트로부터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 복합물류센터 신축 공사를 1754억원에 수주했다.
DL건설은 올해 6월 이 물류센터를 준공해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공사비 중 일부를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DL건설의 연결 기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시화 MTV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진행률은 100%를 달성한 반면, 공사미수금 212억원이 발생했다. 1754억원 중 수령한 공사비가 1542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시행사는 기존 10월18일 만기였던 2570억원 규모 본PF를 내년 4월18일까지 6개월 연장했다. 당초 와이즈디벨롭먼트는 이 물류센터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각을 위한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PF 만기를 연장, 시간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화 MTV 부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물류센터 역시 향후 차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이 해당 본PF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한 탓에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6월 말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비사업을 제외한 기타사업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 규모는 10조9962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자기자본(3조9308억원)의 279.7%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타사업에 대한 책임준공 규모가 12조9948억원이던 지난해 말 이 수치가 334.8%였던 것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75건이던 책임준공 사업장 수가 6개월 새 64건으로 11건 감소했고, 같은 기간 자기자본 규모가 3조8810억원에서 3조9308억원으로 약 500억원 늘어난 결과다.
다만 회사 측은 이 같은 우려에 선을 그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준공 시점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PF에 관한 시행사와 대주단 간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