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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에스엠, 자사주 주주·임직원 달래기
자사주 소각에 이어 임직원 자사주 지급
현 경영진, 카카오 매각설에 우군 확보 나서
공개 2024-08-09 17:48:09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7: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매각설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에스엠(041510)이 편 만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는 한편 주식 보상제도를 통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키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에스엠의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등 위기가 계속되자 비주력 사업부 매각을 준비 중이다.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현 경영진이 당근책으로 주주와 임직원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은 기취득 자기주식 가운데 보통주 23만5895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자사주 1%에 해당하는 양으로 9일 종가(6만8200원) 기준 160억원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16일로 에스엠 측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기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각하는 것이므로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엠은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에게 1인당 50주씩 자사주를 지급한다고도 밝혔다. 스톡 그랜트(주식 보상제도) 형식으로 창사 이후 처음이다. 지급 총주식 수는 약 2만8000주로, 약 19억원 규모다. 
 
자사주 소각과 지급은 경영진이 아군을 만들 때 쓰는 일종의 내부통제 수단이다. 일반 주주들에겐 주식 가치를 끌어올려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한편 직원에게 주식을 배분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어서다.  
 
(사진=에스엠)
 
이 같은 행보는 카카오의 에스엠 매각이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외부 컨설팅업체와 법무법인 등을 선정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구조개편 핵심은 카카오톡과 같은 핵심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일본 웹툰 플랫폼 카카오픽코마 등 핵심 사업을 제외한 비주력 사업부 매각이다.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멈추고 계열사 매각으로 현금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에스엠은 모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매각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 8일 에스엠 시세조종 지시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와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에스엠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에스엠의 현 경영진은 2023년 진행된 경영권 분쟁에서 카카오 측에 섰다. 카카오라는 뒷배가 사라지면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에스엠의 경영실적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NCT 멤버가 군입대 시기에 들어선 데다 저연차 그룹의 팬층 확보가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회사 적자도 에스엠 실적을 끌어내렸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활동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 당 콘텐츠 제작 단가가 상승한 반면 종속법인 영업적자 지속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라며 "다만 에스엠 신인의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한동안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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