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알짜' 발리 노선 공동운항…수익성 확대 전망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 '코드쉐어' 협정
LCC 낮은 가격·인천공항 출발 이점
공개 2024-06-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6: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와의 공동운항(코드쉐어) 협정을 통해 인천-발리 노선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노선의 수익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리 노선은 그동안 대한항공(003490)이 단독 운항하던 노선으로 관광 수요가 높아 알짜 노선으로 꼽히고 있다. 코드쉐어 운항은 협정 당사자 간 수익을 배분하는 까닭에 운수권 취득을 통한 운항보다 수익 규모는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인천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발리 노선 수요를 큰 폭으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제주항공)
 
알짜 발리 노선, 코드쉐어로 확보…공급 대폭 증가
 
17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와 맺은 공동운항 협정에 따라 인천-발리 노선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이 발리 노선을 확보하는데는 지난 2월 한국-인도네시아 항공회담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 간 항공 회담 결과 양국은 두 나라 간 항공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회담 이후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지방공항발 인도네시아 운수권을 배분했지만, 제주항공은 발리 노선 운수권을 배분 받지 못한 바 있다.
 
다만 양국 간 회담에서 양국 지정 항공사 간 공동운항 협정을 체결할 경우 두 국가를 무제한 운항할 수 있는 내용도 항공회담에서 합의됨에 따라 공동운항을 통한 발리 노선 취항 가능성도 열렸다. 이에 제주항공은 운수권 분배 대신 라이온에어와의 공동운항 협정을 체결해 발리 노선 취항에 성공했다.
 
그동안 한국은 아세안(ASEAN) 국가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와 항공 직항 자유화 협정을 맺고 있지 않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은 주 23회로 제한된 상태였다. 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선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인천-발리 노선도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고 있었다.
 
제주항공이 인천-발리 노선에 진입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발리로 향하는 항공편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동안 인천-발리 노선은 대한항공이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발리 노선은 관광 수요가 많았지만 공급이 제한되면서 이용객수 성장에 제한이 있었다. 향후 운항편이 증가할 경우 이용객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 및 타 LCC가 올해 하반기부터 발리 노선에 취항할 경우 매주 16회 운항으로 대폭 늘어나며 관광 수요 증가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미개척 노선 확보로 향후 수익성 증가 전망
 
제주항공은 기존에 취항하지 않았던 발리 노선을 확보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동운항인 탓에 인천-발리 노선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수익은 제주항공과 라이온에어가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동운항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IATA(국제항공운송협회)가 우선 취득한 후 IATA가 공동운항 당사자들이 합의한 비율대로 공동운항 항공사들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제주항공과 라이언에어가 합의한 수익 배분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수익분배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수익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리 노선의 항공료는 일반석 편도 기준 적게는 70만원 내외, 보통 90만원에서 형성돼 있다. 휴가 수요가 몰리는 7월 말의 경우 티켓 가격은 100만원까지 올라간다.
 
통상 제주항공 등 LCC(저비용 항공사)들의 항공료는 대형 항공사들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책정되고 있다. 현재 경쟁이 치열한 베트남, 태국 등 노선은 국내 LCC 티켓 가격이 성수기 기준 20만원 이하로 내려가는 등 수익성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발리의 경우 경쟁이 심화되지 않은 까닭에 타 동남아 노선에 비해 높은 수익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리 노선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인천-발리 노선을 이용한 승객수는 2만79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9527명)보다 43.3% 증가했다. 아울러 제주항공이 국내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을 통해 발리 노선을 운항한다는 점에서 발리 노선 이용객수의 상당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공항을 통해 국제선으로 출국한 이용객수 708만3506명 중 인천공항을 이용한 이용객수가 79.3%(561만6244명)에 달했다.
 
제주항공은 새로 도입하는 B737-8 항공기를 발리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B737-8 항공기가 신형 항공기인 까닭에 연료 효율성이 기존 항공기보다 15% 이상 높기 때문에 수익성 극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천-발리 노선 취항을 통해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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