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 재무부담 확대 속 'IPO 몸값' 자신감 붙을까
내년 초 기업공개 완료·기업가치 1.5조원 확대 숙제
장외주식시장서 시가총액 7757억원…2배 확대 필요
지난해 외형 축소에도 영업이익률 지속 성장 '긍정적'
여주물류센터 구축 등 특화 물류 경쟁력 확대 목표
공개 2024-04-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7: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올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준비해야 할 시일이 가까워지면서다. 이를 위해 물류센터 구축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외형 축소와 투자금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업체 측은 기업가치 제고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가치 확대 절실한데 지난해 매출 9% 감소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6141원으로 직전연도(3조9983억원) 대비 9.61% 감소했다. 앞서 2014년 1조7537억원에서 2015년 1조6527억원, 2016년 1조6325억원으로 2년 연속 역성장한 이후 7년 만이다. 
 
일상 회복과 경기 침체 등으로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2015년과 2016년 대비로도 매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업황 둔화로 인해 경쟁사인 CJ대한통운(000120)한진(002320)도 실적이 역성장했다. 다만 대한통운은 12조1307억원에서 11조7679억원으로 2.99%, 한진은 2조8494억원에서 2조8075억원으로 1.47%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 대비 매출 감소폭이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가운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 초 IPO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과 수익성 증대가 중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개설한 장외주식시장 K-OTC에 공개돼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발행주식수는 총 3417만2005주로 17일 오후 2시57분을 기준으로 가중평균주가는 2만2800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상한 시가총액은 7791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시장 상장 조건인 시가총액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2209억원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사모펀드(PEF) 부문인 LLH의 풋옵션 행사를 모면하려면 1조50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목표치는 실제 상장요건 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LLH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투자에 참여하며, 특정 시점까지 IPO를 하지 못하면 풋옵션을 행사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IPO 실제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 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LLH의 주당 평균 취득단가에 연복리 3%를 적용한 금액을 지급해야 하며, 제3자에게 매도하고자 하는 경우에 동일한 조건이 적용된다. LLH의 풋옵션 행사 기한은 올해 4월13일에서 내년 1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물류센터 구축 등 투자 단행…차입금부담 확대 
 
기업가치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오는 2026년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47억원을 투입해 여주의류통합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의류 물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될 여주 의류 자동화센터를 통해 특화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이커머스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공급망관리(SCM) 사업 강화를 위해 물류 설비 자동화, 거점 통합, IT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L-LIS 플랫폼(Lotte-Logistics Information System, 롯데 물류정보시스템) 확대 적용을 위한 시스템 기능 추가 개발도 이 중 하나다. 올해 택배사업 부문에도 자동화 분류 시설에 약 420억원 투자가 계획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90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채무부담이 과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61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4.266~4.456%로 정해졌다. 동일한  A0 신용등급 2·3년물 채권 금리 평균인 4.414~4.691%보다 낮으나, 이번에 상환을 진행하는 제50-1회차 공모사채(500억원)의 기존 이자율이 1.978%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존 대비 이자부담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자비용은 지난 2021년 278억원에서 2022년 410억원, 2023년 540억원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1년 427억원에서 2022년 626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이후 지난해에는 639억원으로 1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자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수익과 비용·특별이익과 손실을 가감한 후 법인세를 뺀 당기순이익은 2022년 269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부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59.93%를 기록했다. 직전연도(360.83%)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1년(321%)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63.75%다. 적정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100%이하, 30%이하인 것으로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수치다.
 
김건희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계획된 신규 인프라투자 규모는 2024~2026년 연평균 2000억원 수준으로, 투자부담이 당분간 이어지며 차입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택배사업의 네트워크 효율성 제고 및 캐파(Capa) 증대를 통한 투자성과 발현 여부와 적정 수준에서의 투자부담 통제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감소와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77%까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2019년 0.69%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2020 1.21%, 2021년 1.30%, 2022년 1.57%로 지속 증가해 왔다.  
 
향후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온라인 물량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글로벌 경기 영향 등의 이유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증가하면서 선방했다"라며 "국내 온라인 물량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주물류센터 구축으로 이커머스 물류 수요에 대비해 특화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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