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경영 나선 대우건설…'원가율'이 올해 실적 가른다
2022년 대비 매출 11.8% 상승·영업이익 12.7% 하락
주택건축부문 수익성 악화·베트남 THT 기저효과…영업이익률 1.5%p 감소
보수적인 매출·수주 목표 설정…"해외·비주택 부문 고수익 프로젝트 노린다"
공개 2024-02-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8: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지난해 주택부문 원가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해는 더욱 보수적인 사업전략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과 수주를 예고한 만큼, 원가 관리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외형 확대한 2023년…내실은 못 챙겨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조6487억원, 영업이익 6625억원, 당기순이익 52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법인세가 줄면서 2.7% 늘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주택건축사업부문의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2022년 베트남 THT 법인의 실적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토목·플랜트 부문 고수익 프로젝트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2년 7.2%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1년 새 5.7%로 1.5%포인트 감소했다. 우선 회사 측이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지목한 베트남 THT 법인의 실적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지분 100%를 소유한 THT DEVELOPMENT(이하 THT)는 2022년 매출 4581억원, 영업이익 156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12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이익도 805억원에 그쳤다. 대우건설은 THT가 지난해 40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이날 밝혔다. 영업이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에만 약 3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매출의 61.8%를 차지한 주택건축사업부문의 원가율 악화가 영업이익 감소에 더욱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매출 11조6487억원 중 주택건축사업부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7조2051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초 약 1만3000가구의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는 1만5540가구를 분양하며 당초 목표 규모를 상회했다. 많은 공급으로 매출 증대를 이끈 반면,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기 수주 물량 가운데 지난해 적절한 분양시기를 잡지 못해 올해로 순연한 사업들이 있다. 분양가 상승 또는 원자잿값 인하가 필요한데, 이를 통한 주택부문의 원가율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며 “토목과 플랜트 등 타 사업부문의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로 전체 원가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어든 수주목표…‘안전제일’ 꾀하는 대우건설
 
올해 대우건설은 지난해 실적 대비 낮은 수준의 영업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조4000억원, 수주 목표는 1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매출 11조6478억원, 수주 13조2096억원)보다 낮게 잡았다.
 
회사는 지난해 부산 범일동 자체사업(1조6000억원)과 서울 신정4구역 재건축(5922억원) 등 국내 자체사업·도시정비사업 수주와 리비아 패스트트랙(1조원), 나이지리아 카두나(6700억원) 등 해외 수주로 연초 사업계획(12조3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가진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하는 등 국내 주택건축부문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주요 거점 국가의 추가 발주 프로젝트와 신규 국가의 공사를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핵심 거점 국가인 나이지리아에서의 추가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나이지리아에서 7900억원 규모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와 약 2조원 규모 NLNG 트레인7 공사를 각각 수행 중이다.
 
멜레 키야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 관계자들은 지난 29일 서울 대우건설 본사를 찾아 정원주 회장 등을 면담하고 LNG 사업관련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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