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의 대변신)③삼아알미늄, 원재료 공급망 투자로 미시장 '겨냥'
양극박 원재료 스트립 설비 투자…양극박 제조에 직접 사용
미국 IRA 대응 차원 풀이…중국산 스트립 사용 비중 줄일 듯
공개 2023-10-0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5: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2차 전지의 필수소재인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과거 국내 알루미늄 회사들은 건축용 자재, 전자제품 부품, 식품 포장재 등을 생산하며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2020년대 들어 2차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이후 알루미늄 양극박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으려는 움직임을 활발히 보이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양극박 공급망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회사들의 2차전지 양극박 사업의 투자 현황 및 를 검토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삼아알미늄(006110)이 알루미늄 스트립 설비에 투자하면서 자체 알루미늄 양극박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한다. 기존에 알루미늄 양극박만 생산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알루미늄 스트립도 생산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아알미늄은 양극박 공급을 넓혀 향후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할 것으로 풀이된다.
 
삼아알미늄 평택 공장 전경(사진=삼아알미늄)
 
자체 원자재 공급망 강화하는 투자
 
삼아알미늄의 양극박 확대전략은 다른 제조사들과는 사뭇 다르다.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투자는 동일하지만 여기에 양극박 전 단계인 알루미늄 스트립 생산까지 투자하며 자체 원자재 공급 능력을 강화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아알미늄은 지난 7월 1170억원을 들여 알루미늄 냉간압연 설비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냉간압연 설비를 통해 양극박 원료인 알루미늄 스트립을 생산할 수 있다. 당초 삼아알미늄은 냉간압연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알루미늄 스트립을 구매해 이를 얇게 펴 알루미늄 양극박을 생산했다. 삼아알미늄이 냉간압연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것은 자체적으로 알루미늄 스트립까지 생산해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아알미늄이 알루미늄 스트립 생산에 나서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영향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에 합작법인으로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도 IRA 법안을 통해 자국 내 친환경 전기차 시장을 육성하면서 배터리 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삼아알미늄을 통해 안정적인 양극박 공급망을 구축해 향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배터리 수요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삼아알미늄은 생산 능력도 함께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양극박 생산라인 2개를 추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새 양극박 라인은 오는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가동이 시작되면 삼아알미늄의 양극박 생산량은 현재 2만2천톤에서 2만8천톤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알루미늄 스트립 자체 생산 통해 미국 시장 겨냥
 
삼아알미늄이 국내 양극박 공급망의 구조를 깨고 알루미늄 스트립 생산에 나서는 배경에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발의한 이 법안은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의 부가가치가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50%이상 창출될 경우 최대 7500달러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산 공급망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의도를 품고 있다.
 
IRA법안이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 사용을 배제하면서 자연스레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2차전지도 중국산 공급망을 끊어야하는 상황이다.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양극박도 중국산 원료를 사용할 경우 전기차 세액공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정부는 IRA 법안이 즉시 실시될 경우 양극박 공급 대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양극박을 구성재료로 규정해 2024년까지는 중국산 원료 사용을 허용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원료가 사용된 양극박이 사용된 2차전지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
 
 
삼아알미늄은 노벨리스코리아, 조일알미늄(018470) 등 국내 알루미늄 스트립 제조사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알루미늄 스트립을 수입해서 양극박을 만들었다. 중국산 알루미늄 스트립은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해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RA 법안 실시 이후 중국산 알루미늄 스트립 비중을 줄여야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국산 비중을 줄이고 자체 생산 방안을 택했다.
 
아울러 삼아알미늄이 알루미늄 스트립 생산에 직접 나서면서 국내 알루미늄 스트립 제조사들과 경쟁관계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삼아알미늄은 알루미늄 스트립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자체 양극박 생산에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과 경쟁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아알미늄이 생산하는 스트립은 중국산 스트립 수입분을 대체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IRA 법안이 시행되면서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삼아알미늄과의 협업은 원자재 공급망을 방어한다는 측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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