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쇼핑이 주요한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홈쇼핑업체의 매출액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 감소뿐만 아니라 지난해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는 65.7%에 달하면서 홈쇼핑업계 수익성도 저하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T커머스(TV+커머스)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존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커머스·라이브커머스를 연계해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 등이 그 예다. 이에 <IB토마토>는 악화일로 상황 속 홈쇼핑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창출 전략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이달부터 롯데홈쇼핑이 새벽방송을 재개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롯데쇼핑(023530)의 홈쇼핑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사업부다. 롯데홈쇼핑은 새벽방송 시간대 주요 고객층이 고령자에 맞춰 건강기능식품을 집중 편성하고 패션사업 부문 차별화에 나서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롯데홈쇼핑 갈무리)
1분기 영업이익 38억원…전년동기 대비 '10분의 1' 수준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홈쇼핑사업의 지난해 전체 취급고 5조5691억원 중 방송사업인 T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2%로 약 7639억원에 이른다. 이커머스(25.21%)와 라이브TV(61.07%)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으나 여전히 순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력은 높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취급고는 라이브TV 여행대기수요 관련 매출 증가로 전년동기(1조4944억원) 대비 총 2.9% 늘었다. 하지만 T커머스 부문에서 패션·건강식 등 고마진 상품 비중이 하락하면서 매출액은 1조1030억원에서 1조780억원으로 2.3%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영업이익도 23.5% 줄어든 78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 새벽방송이 정지되면서 수익성이 이전보다 급격하게 쪼그라든 모습을 보였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309억원에서 38억원으로 줄었다. 약 10분의 1로 급감한 셈이다. 매출액은 2752억원에서 2312억원으로 15.99%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홈쇼핑 취급고 역시 전년동기(1조3447억원) 대비 5% 하락한 1조2787억원을 기록했다. 새벽방송 정지와 패션직매입 상품 매출 부진으로 T커머스 취급고가 1906억원에서 1632억원으로 14.3% 줄어든 가운데 이커머스 부문 저이익 상품군 축소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연결기준 롯데쇼핑 매출액(잠정)은 3조62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30.8% 감소했다. 상반기 누계 매출액은 6.4% 줄어 7조18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1640억원을 찍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업계에서는 이달 새벽방송 재개가 롯데홈쇼핑의 실적 반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새벽방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여전히 새벽방송 마지막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8시 매출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특히 홈쇼핑의 특성상 일정 시간대 방송이 빌 경우 재핑효과(채널을 돌리다가 구매함)를 받을 수 없어 여전히 중요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새벽시간대 건기식 집중 편성·패션 역량 강화
롯데홈쇼핑은 이달 1일 방송재개 이후 오는 6일까지 매일 오전 6~8시에 TV생방송 상품을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선착순 1000명에게 생필품을 99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쿠폰 제공 프로모션을 통해 방송재개를 알렸다.
특히 새벽방송 시간은 고연령층 시청자 비율이 높은 점을 반영해 건강기능식품을 집중 편성했다. 실제로 방송통신광고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새벽 4시 이후 40~60대 이상 연령층의 시청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가 8시 정점을 찍은 이후 11시까지 시청이 점차 감소했다.
(사진=방송통신광고통계시스템)
이외에도 롯데홈쇼핑은 패션 브랜드를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고 유명 모델을 내세워 고객 유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상품개발부문을 따로 운영하며 패션상품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상품 개발 전담조직을 운영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상품 판매 채널 확대를 담당하는 '상품R&D실'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시장 조사와 트렌드 분석을 통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특히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를 겨냥한 자체 상품 개발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패션상품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자체 유튜브 채널 '내내스튜디오' 통해 MZ세대 고객 유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