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건전성 악화' 늪 피하려면…"수주 경쟁력 확보 절실"
검단아파트 재시공 비용 반영…2분기 예고된 실적 '쇼크'
신용도·브랜드인지도 하락 전망…현금 보유고는 충분
올해 영업성과 BEP 수준 전망…수주 경쟁력 확보가 '열쇠'
공개 2023-08-0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9: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 2분기 GS건설(006360)의 대규모 영업손실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른 결산 손실을 일시 반영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뿐만 아니라 향후 신용도·브랜드 인지도 하락에 따른 수주 실적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주 영업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 3조4950억원, 영업손실 41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시공 관련 비용으로 결산 손실 5524억원을 일시 반영한 데 따른 결과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GS건설의 영업손실 규모는 3500억~3700억원이었지만, 이를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이번 영업손실은 2013년 1분기에 기록한 5443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이고, 2014년 1분기 이후 37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한 것이다. 검단아파트 재시공 비용 5524억원은 건축 부문에 반영됐다. 결산 손실 5524억원 중 735억원은 건축 부문 매출을 차감하는 형태로, 나머지 4789억원은 충당금을 전입해 주택 부문 원가에 가산하는 방식으로 반영됐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손실금액이 원가에 반영됨에 따라 주택 부문 마진이 하락했다. 2분기 GS건설 주택 부문 원가율은 92%로 올해 1분기 대비 약 2%포인트 상승했다”라며 “사고 이후 안전·품질 제고 비용을 감안해 주택현장 전반의 공사 예정 원가를 상향 조정한 결과 실행원가율을 정하지 못한 착공 초기 현장들 역시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500억원 비용 감당 가능한 현금보유고
 
다만 이번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이 회사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큰 여파를 끼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건설경기 활황기 때부터 쌓아둔 현금이 손실액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GS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822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연결기준 단기금융부채가 2조7894억원이지만, GS건설의 최근 5년간 거둔 평균 영업이익이 약 756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해석된다. 5524억원 손실 반영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순 있겠지만 이는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GS건설은 이번 손실로 인한 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투자은행(IB)업계에선 GS건설이 단기 유동성 해소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일축했다.
 
이처럼 GS건설의 올 한 해 실적에 이번 검단아파트 붕괴사고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국토교통부가 진행 중인 회사의 전국 건설현장 83개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가 8월 중순께 공개될 예정이다. 조사 결과와 처분 내용에 따라 공동주택 하자보수 관련 추가 비용이 투입될 여지가 있다.
 
 
올해 영업성과 BEP 수준 전망…수주경쟁력 확보가 ‘열쇠’
 
증권가에서는 GS건설이 올해 BEP 수준에 그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회사가 올해 5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평가사들도 GS건설의 신용도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제반 공사원가 부담 등을 고려하면 GS건설의 올해 연간 기준 영업손실 혹은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저조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라며 “재시공 관련 비용이 장기간에 걸쳐 지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적인 자금 소요에는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산업 내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번 손실로 차입금 수준,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또 “붕괴 사고 이후 브랜드 인지도, 시공 역량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일정 수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관련 영향이 장기화하면 수주경쟁력 훼손이나 수주잔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전면 재시공 관련 직접적 손실과 함께 수주 경쟁력 등 근본적 사업 기반의 변화 등으로 점검해 GS건설의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GS건설이 가장 힘써야 할 부분은 수주경쟁력 제고로 좁혀진다. 5000억원대 비용 반영에도 빠른 시일에 재무건정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먹거리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액은 5조6908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7693억원) 대비 26.75%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년째 1~2위를 다투던 ‘자이’ 브랜드의 가치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크게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신규 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이전에 없던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 “해외 또는 국내 건축·토목 부문에서 이를 만회할 만한 수주 성과를 거둬야 GS건설의 재무제표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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