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선앤엘(
SUN&L(002820))이 자회사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까지 처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축자재 시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선앤엘의 실적 또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선앤엘인테리어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소재 토지와 건물 일체를 산일전기에 매각한다. 처분 예정 일자(잔금 수취 예정일)는 내년 1월15일이다.
처분금액은 800억원으로 지배회사인 선앤엘 자산총액(지난해 연결 기준 5244억원)의 15.3% 수준이다. 선앤엘은 처분 목적에 대해 재무 건전성 제고와 유동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선앤엘인테리어는 목창호와 가구·인테리어 시공 사업을 영위하며, 자산총액이 1489억원으로 지배회사 연결 자산총액 대비 28.4%를 차지하고 있다.
선앤엘은 선앤엘인테리어를 비롯해 13곳의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상원농산과 성거산단사업단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해외법인으로 △캄보디아 △베트남 △뉴질랜드 △싱가포르 △미얀마 △중국 △캐나다 등에 진출한 상태다.
주요 사업으로는 목재 부문에서 합판, MDF, 제재목, PB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가구 부문에서는 목창호, 인테리어, 건가구 등을 건설사로부터 수주받아 시공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자회사 다린을 흡수합병하면서 생활용품 부문을 추가했다.
제품 현황과 매출은 지난 1분기 기준 1171억원으로 목재가 579억원, 가구가 374억원, 생활용품 119억원, 기타 157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내부거래는 58억원 정도다.
선앤엘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문제 등으로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순이익(K-IFRS 기준)이 지난 2021년 44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 상태다.
올해 1분기에도 금융비용이 6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1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비용은 지난해 연간 기준이 76억원이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9억원으로 전년 동기 56억원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조정영업이익(EBIT)은 –72억원으로 손실 금액이 커졌다.
매출액 대비 EBIT은 –10.4%로 전년 동기 2.1% 대비 크게 부진했다. 매출액순이익률은 –15.6%다. 금융비용 대비 EBITDA 역시 –0.5배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부채 흐름도 좋지 않다. 선앤엘의 부채총계는 2708억원이며 총차입금 2378억원에 순차입금 1970억원, 단기성차입금 1693억원으로 확인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20.7%에서 올 1분기 131.3%로 상승했다.
총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9.8%, 41.3% 수준이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0.6배, -17.1배로 나타나 전년 동기 9.3배, 7.7배에서 크게 악화됐다.
선앤엘은 앞서 지난 4월에는 합판제조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합판 부문은 매출액 576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12.4%를 차지하고 있었다.
저가 수입산 공세에 따른 국산 합판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합판 대체재 성장 등으로 원가 경쟁력 악화가 지속된 탓이다.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의 둔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선앤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면 여러 가지 방향성을 가질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