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흑자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수수료 급증에 '탈(脫) 배달앱' 풍토 확산…지난 2월 온라인 음식 거래 하락
코로나 이후 4년간 외주용역비 235% 급증…비용 지출 지속 전망까지
공개 2023-04-2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8: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데다 높은 배달수수료를 이유로 배달앱 사용을 중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여기에 외주용역비 등 비용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 본사(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은 42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연결순이익도 275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는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배달 수요 확대, 입점 식당 수 증가로 인한 수입 증대, 배민1 프로모션 종료로 인한 판매관리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배달시장은 급성장했다. 배달의민족 역시 코로나19 확산 기간동안 입점 업체는 14만여곳에서 30만여곳으로 두배 증가했다. 연간 주문건수 역시 4억여건에서 11억1000만건으로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708억원으로 전년(1921억원) 대비 145.08%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8년 788억원, 2019년 745억원, 2020년 1707억원으로 전반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에 대한 업계 전망은 부정적이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외식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높은 배달료로 인해 ‘탈(脫) 배달앱’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2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배달의민족 시장점유율은 67%에 달한다. ‘탈(脫) 배달앱’ 분위기 확산이 배달의민족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이유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온라인쇼핑동향’을 살펴보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286억원로 전년(2조2814억원) 동월 대비 11.5% 감소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조사에서도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배달 앱 3사를 통합한 올해 2월 월간 이용자 수(MAU)는 2922만명으로 전년(3586만명) 대비 18.5% 줄었다.
 
이용자는 줄어드는데 외주용역비 등 지출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라이더 인건비를 비롯해 우아한형제들의 외주용역비는 지난해 1조21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863억원) 대비 54.34% 증가한 수치다.
 
외주용역비는 전체 영업비용 2조5230억원 가운데 48.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배달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배달플랫폼 운영을 위한 투자비용으로 감축이 불가능한 항목으로 향후에도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의 외주용역비는 2018년 620억원, 2019년 1680억원, 2020년 4059억원, 2021년 7863억원으로 4년간 연평균 235.43% 증가했다.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이전 2018년 18.36%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영업수익 대비 영업이익)은 2019년 -1.54%, 2020년 5.31%, 2021년 -3.77%로 크게 하락한 바 있다. 평년대비 외주용역비 증가폭이 낮았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39%를 기록했다.
 
최근 배달앱 사용을 중지하는 업주와 소비자들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이달 말부터 알뜰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동선에 따라 최적묶음배달을 시행해 입점업주와 소비자 이용률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관악구, 대구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 먼저 적용되며 기존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진다. 
 
알뜰배달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주문 한 건당 중개이용료 6.8%가 적용된다. 기존에는 배달비 6000원을 고객과 업주가 자율에 따라 분담했다면 알뜰배달을 이용하면 업주에게 배달비 2500~3300원이 적용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예전에는 소비자에게 배달비 6000원이 전액 부담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을 개선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B마트, 배민스토어 등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해 음식 배달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배달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올해도 배달시장 내 경쟁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라이더 수급을 통한 원활한 배달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엔데믹으로 배달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서비스 혁신과 고객편의 증진 등의 노력을 통해 지속 성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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