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과거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던
깨끗한나라(004540)의 신용등급 전망이 한 단계 상승했다. 최근 위생용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금창출능력을 논란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고, 백판지 사업 부문이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깨끗한나라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유해물질 파동 관련 3심 판결(원고 청구 기각)이 나오면서 생리대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점 등이 반영됐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017~2018년 생리대 브랜드인 ‘릴리안’에서 유해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자 회사 측은 ‘릴리안’ 전 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및 환불을 진행했다. 이 논란으로 2017년 영업적자로 전환했고, 2018년에도 영업적자 폭이 다소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위생용품 판매량이 회복하고, 원자재인 펄프 및 고지가격이 떨어지면서 깨끗한나라의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이 회사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창출규모는 2020년 연결기준 823억원으로 전년대비 46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시작된 물류난으로 해상운임 가격이 급등했지만, EBITDA 마진율은 제품 유해성 논란 이전(2011~2016년 4~6%)을 상회하고 있다(2022년 1분기 EBITDA 마진율 7.75%).
제품 포장지에 사용되는 백판지 사업 부문 매출도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1년 연결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은 5787억원으로 제지사업부(백판지) 3092억원, 생활용품사업부(화장지·생리대·기저귀 등 위생용품) 2473억원, 기타 223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깨끗한나라는 백판지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점하고 있으며 27~2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백판지 생산능력은 2021년 기준 연간 43만톤 수준이며 생산능력을 비롯한 판매실적 등 측면에서 2위의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관리 능력도 신용등급 상승의 밑거름이 됐다. 2022년 3월 말 현재 2581억원의 총차입금을 기록하고 있으며,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168.3%, 41.4%로 양호한 수준이다. 올해부터는 연평균 600억원 내외의 투자 지출을 계획 중이다. 향후 회사의 투자계획과 판가 인상 움직임 및 높은 원자재가를 고려할 때, CAPEX 및 운전자금 부담은 과거 대비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진원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최근 회사의 CAPEX 집행 추이 및 향후 신·증설 투자계획, 판매가격 인상과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금 소요 등을 고려했을 때 양호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백판지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시현 및 생리대 점유율 상승 등 위생용품 부문 실적의 점진적인 회복, 제품 전반의 판가인상 등으로 매출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현 수준의 수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