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1분기 매출 전년 대비 20% 감소·적자폭 확대지난 2015년부터 줄곧 적자…높은 부채비율 지적"선택과 집중…딜리버리·RMR 등 확대"
출처/CJ푸드빌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CJ푸드빌이 계속되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년째 적자 구조인 데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까지 직격탄으로 맞으면서 브랜드 영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던져진 상태다. CJ푸드빌은 매장 수를 줄이는 등 눈앞에 비용을 줄여가며 효율화를 꾀하고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브랜드가 갖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놓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J그룹에서 식품사업을 전개는 CJ제일제당 매출(대한통운 제외)은 3조6711억원, 영업이익은 34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4%, 55.5% 증가했다. 또다른 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31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반면 CJ푸드빌(이하 푸드빌)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7% 줄어든 1213억원, 당기순손실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64억원) 대비 적자폭이 늘어났다.
실적하락 원인은 표면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지만, 사실 푸드빌 침체 국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연결) 4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어서다. 재무구조 역시 꾸준히 지적돼왔다. 별도 기준 푸드빌의 유동비율은 2019년 46%, 지난해는 60% 수준이다. 통상 100%가 넘어야 단기지급 능력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 수치에 미치지 못했다. 부채비율 역시 2018년 1120%에서 → 2019년 675% → 지난해 686%로 매우 높은 상태다.
계절밥상. 출처/CJ푸드빌
푸드빌은 결국 매출 효자 역할을 맡았던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사모펀드에 순차적으로 매각하며 현금흐름 개선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때아닌 암초 코로나19로 다시 한번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뷔페가 한 달 이상 영업을 중단하는 등 결손금이 발생해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2019년 797억원에서 지난해 6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61억원에서 지난해 90억으로 줄어들며 재하락 국면 위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올해 초 뚜레쥬르 매각협상 당시 푸드빌이 쪼개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뚜레쥬르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 브랜드는 CJ 계열사와 살림을 합친다는 내용으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빕스 등은 단체급식 사업 등을 전개하는 프레시웨이에 제일제면소 등은 제일제당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해당 시나리오는 뚜레쥬르 매각협상이 결렬되면서 일종의 '썰'로 남았지만, 이는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는 푸드빌의 불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푸드빌을 매각하기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사 등 업체들과 접촉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푸드빌은 그동안 사업 영속을 위한 근본적인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뚜레쥬르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의존성이 큰 데다, 과거와 비교해 뷔페산업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식뷔페 계절밥상은 2017년 54개에서 현재 단 1개 매장만 남았고, 2015년 90개 이상이던 빕스 매장도 올해 30개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입지가 축소된 상태다. 그 외에 제일제면소 등도 한때 18호점까지 늘어났지만 현재 11개로 감소했다. 설상가상 뚜레쥬르 파이를 더 크게 키우고 싶어도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소상공인 보호 정부규제로 대기업 제과점 매장은 전년 점포 수의 2% 이하로만 늘릴 수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도 말 뚜레쥬르 매장 개수는 1278개다. 2016년 1306개→ 2017년 1315개 →2018년 1318개 수준에 머무는 중이다.
언택트 문화 확대에 따라 빕스도 딜리버리 사업을 시작했다. 출처/CJ푸드빌
CJ푸드빌은 혹독한 다이어트를 단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CJ푸드빌 정성필 대표이사는 수개월 동안 임금 30%, 임원과 조직장도 월급 일부를 반납한 바 있다. 이어 푸드빌은 신규투자(출점)을 보류하고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익성 낮은 매장을 철수하며 350억원 가량 직영점 소유 토지도 팔았다. 이후에도 투썸플레이스 잔여 지분 15% 매각(710억원), 비비고 상표권 및 자사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각각 186억원, 2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푸드빌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16억원으로 단기차입금 480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6억 등을 커버하는데 무리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형 외식 브랜드 장점 살려서 안 되는 매장은 과감하게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동시에 사이드로 운영했던 딜리버리나 RMR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5년 가까이 국내외식업 전문 회사인 만큼 업력 노하우 바탕으로 위생부터 시작해 메뉴개발 까지 다른 사업형태로 확장했을 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