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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캐피탈, 중기 거액 대출 리스크 UP…'정상채권 역습' 우려
중소기업 중심 기업 대출 가파른 증가세
자산 건전성 지표 우수하지만, '정상채권 분류' 착시 효과 있어
공개 2021-03-08 16:59:0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8일 16: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IBK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소기업의 거액 여신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은 한계 차주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IBK캐피탈에 위험으로 다가올 여지가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8일 한국기업평가는 "자산포트폴리오 내 우량담보자산 비중, 기업 대출 비중, 투자자산 비중 등을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투자유가증권을 포함한 영업자산에서 기업대출과 투자자산 비중이 80%대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IBK캐피탈의 기업 대출과 투자자산은 각각 5조4935억원, 1조1113억원이다. 이 둘은 전체 영업자산(투자유가증권 포함) 7조5077억원의 88.0%에 달한다. 2015년 말 69.2%와 비교해 20%p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과 투자금융 관련 자산은 일반적으로 신용집중위험이 크고 이익 변동성이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추세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용 집중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영업자산(신기술금융자산 제외) 중 약 82%가 차주 당 50억원 이상의 거액 여신으로 구성돼 있다. 
 
김경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평균 투자 규모는 큰 수준"이라며 "자산포트폴리오 내 투자자산 비중이 10% 대로 낮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수익기반의 안정성 및 자본완충력 측면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대출(오토론 포함)은 중소기업 63%, 대기업 15%, 부동산 PF 대출 1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은 집단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자산건전성 지표는 우수한데 이는 착시효과가 있다.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환유예 조치를 한 채권을 정상채권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차주가 더 이상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데도 금융회사가 지속적으로 대출기한을 연장해 주는 에버그린론(Evergreen Loan·연명 대출)을 금융사들이 표면적으로 정상 여신으로 분류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계 차주 관련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실물경제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부실여신비율이 사상 최저수치를 경신하는 모습은 상식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금융사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고 하지만 신평사 관계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계 차주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포트폴리오 상황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는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정부, 기업, 가계 각 경제주체가 소득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부채를 증가시키고, 이는 시간을 두고 '부채의 역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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