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평대 소형 분양 전략 직격탄…개인 투자자 잔금 포기 확산미분양 담보대출에 금융비용 부담 확대…준공 후 공실·임대난 지속매출채권·미수금 두 배 이상 증가…분양대금 회수 지연 현실화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SK디앤디(210980)의 실적 악화 핵심 원인으로 서울 구로구에 조성한 지식산업센터 '생각공장 구로'의 분양대금 회수 지연이 지목된다. 겉으로는 80%가 넘는 분양률을 기록했지만 실제 잔금 납부와 소유권 이전은 30%에 그쳤다. 특히 개인 투자자 수요를 겨냥한 20~30평대 중심의 분양 구조가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리며 잔금 부담으로 이어져 소유권 이전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SK디앤디의 매출채권과 미수금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SK디앤디 '생각공장 구로' 현장. (사진=IB토마토)
공급 과잉 덮친 지산 시장…"생각공장 구로도 비껴가지 못해"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생각공장 구로는 지식산업센터 기준 분양률 85%에 육박했지만, 실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한 수분양자는 30%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남아 있는 물량은 1층 상가와 용도 변경이 이뤄진 일부 층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생각공장 구로 현장을 취재한 결과, 임대료도 준공 초기보다 크게 싸졌다. 지난해 10월 준공 당시만 해도 20평대 중반 기준 월세가 400만원 후반대 수준에 형성됐지만, 현재는 200만원 후반선까지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내부를 둘러본 결과 일부 관계자들만 오갔다. 상당수 호실은 비어 있었다. 1층 상가 역시 상당 부분 공실 상태였다.
SK디앤디 '생각공장 구로' 현장. (사진=IB토마토)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생각공장 구로는 입지가 괜찮은 데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시기에 분양이 이뤄져 당시 투자 수요가 상당히 몰렸던 현장"이라며 "또 하이엔드 컨셉으로 지어져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다 보니 월세도 초반에는 높게 책정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는 지산 시장 분위기가 예전과 크게 달라졌고, 실제 입주도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생각공장 구로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636-89번지에 위치한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다. 연면적은 13만2633㎡다. 최근 사용승인 절차가 진행되며 준공 리스크는 일단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시장 분위기는 분양 당시와 온도차가 크다.
2022년 분양 당시 이곳에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평당 2300만원대 분양가에도 계약이 빠르게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 금리 인상과 공급 과잉이 겹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분양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한다. 프로젝트는 20~30평대 위주로 공급되며 1인 사업자와 소규모 임대 투자 수요를 겨냥했지만, 금융권이 지산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취급 자체를 줄이면서 잔금 조달이 어려워졌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소유권 이전을 미루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분양대금 회수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시장 전반의 공급 과잉과 공실 확대까지 겹치며 임대 부진 또한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산 대신 주거로…SK디앤디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생각공장 구로의 분양대금 회수 지연은 최근 SK디앤디의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4458억원으로 전년(8708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536억원에서 37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금융원가가 53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을 웃돌며 수익성을 압박했는데, 생각공장 구로를 비롯한 지식산업센터 관련 분양대금 회수 지연과 금융비용 부담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디앤디의 매출채권·기타채권 증가 흐름 역시 생각공장 구로의 분양대금 회수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650억원 수준으로 전년(30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단기미수금이 69억원에서 357억원으로 급증했는데, 통상 아직 회수되지 않은 분양대금이나 각종 정산 채권 등이 반영되는 계정이라는 점에서 준공 이후에도 실제 현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SK디앤디의 수주 현황에서도 생각공장 구로 사업 비중이 여전히 크다. 지난해 기준 생각공장 구로 분양사업의 총 수주액은 약 5300억원으로 전체 수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이 중 약 4399억원이 이미 반영됐지만 아직 901억원가량의 수주잔고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준공 이후에도 잔금 납부와 소유권 이전이 지연되면서 일부 매출 인식과 현금 회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800억원 이상의 관련 대출 역시 실현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각공장 구로 사업과 관련해 약 830억원 규모의 미분양 담보대출이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출은 준공 이후에도 일부 미분양·미회수 물량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련된 자금으로 전해진다. 시공사였던
태영건설(009410) 측은 "해당 연대보증은 당초 위탁자였던 태영디앤아이와 SK디앤디로 짜인 구조"라며 "태영건설이 직접 연대보증을 선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SK디앤디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분양 당시와 현재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고, 최근 지식산업센터 시장 자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