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전환)②SSM 삼국지…GS 독주에 롯데·이마트 재편 가속
GS더프레시 209점 확대하는 동안 롯데·이마트는 축소
직영점 줄이고 가맹점 늘리면서 수익성 개선 '드라이브'
공개 2025-07-3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8일 16: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은 지난 5년 동안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유통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소비는 감소했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나름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대형마트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최근 성장 추이를 살펴보고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 속에서 이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국내 대형마트 산업이 포화 상태를 맞은 가운데 더 이상 부지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유통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커머스의 성장에도 근린형 식품 수요 흡수와 소량구매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 성장은 지속됐다. GS더프레시가 가맹점을 중심으로 매장수를 확대해온 것과 달리 직영점 중심이던 롯데슈퍼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운영효율화를 거쳐 점포수를 줄여왔다. 최근에는 롯데슈퍼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가맹점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마트·롯데는 매장 줄이고 GS리테일은 늘려
 
28일 <IB토마토>가 기업형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주요 유통기업의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238점, 롯데슈퍼 349점, GS더프레시(GS THE FRESH) 550점으로 약 1137점포가 운영 중이다. 
 
2021년 994점에 불과하던 합산 점포수는 약 3년 3개월 만에 14.39% 성장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롯데슈퍼는 매장수를 줄여나갔지만 GS더프레시가 매장을 확대한 영향이다. 
 
특히 롯데슈퍼의 경우 2021년 400점에서 2022년 367점, 2023년 358점, 2024년 352점으로 지속적으로 매장수를 줄이면서 지난해까지 약 48개 매장을 줄였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21년 253점에서 2022년 258점으로 늘렸지만, 이후 매장수를 지속해서 줄이면서 지난해에는 242점으로 줄었다. 약 3년새 11개 매장이 사라졌다. 
 
이마트(139480)롯데쇼핑(023530)이 SSM 매장수를 줄이는 데 급급했던 것과 달리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2021년 341개에서 지난해 531개로 약 190점을 늘렸다. 3년새 약 55.72% 성장한 수치다. 
 
GS더프레시는 1974년 5월 럭키수퍼 을지로 삼풍점을 시작으로 1994년 LG수퍼마켓, 2005년 GS수퍼마켓, 2018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며 5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운영을 지속해왔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점포 영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하우도 갖췄다. 이를 기반으로 SSM에 최적화된 체인 오퍼레이션을 도입, 우리동네GS앱·요기요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를 구축했다. 
 
이에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GS리테일의 수퍼마켓 부문 매출액은 2022년 1조3225억원, 2023년 1조4476억원, 2024년 1조6081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216억원, 273억원, 314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1.64%에서 지난해 1.95%로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9억원) 대비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3809억원에서 4160억원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GS리테일)
 
점포 축소와 가맹점 확대로 수익 개선 드라이브 
 
GS더프레시가 매장수를 확대한 반면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같은 기간 점포수를 대폭 줄이고 가맹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가맹점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직영점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며 모든 수익이 본사에 귀속돼 매출 확대 효과가 크지만, 그 만큼 개설비와 임대료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가맹점은 점주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본사에서는 수익 중 일부를 가맹 수수료나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직영점은 법인에서 직접 운영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구조지만 가맹사업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가맹점은 로열티와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다 보니 직영점에 비해 수익은 적을 수 있지만 투자비를 덜 들이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매장 550점 가운데 가맹점이 438점으로 전체의 79.64%에 달했다. 지난 2021년 가맹점 비중 52.49% 대비 약 27.15%포인트 늘었다. 
 
이와 달리 롯데슈퍼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직영점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왔다. 롯데슈퍼의 올해 1분기 가맹점 비중은 42.98%로 지난 2023년 말(39.94%) 대비 약 3.04%포인트 늘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같은기간 9.1%에서 10.5%로 약 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구조는 영업이익 차이로도 나타났다. 롯데슈퍼의 2022년까지 55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2022년 부진 점포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2023년 25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매출액은 2022년 1조3432억원에서 지난해 1조2962억원으로 줄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까지 롯데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가맹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철저한 입지 선정과 통합매입에 따른 상품 경쟁력 기반으로 가맹점주 모집 중으로 올해 비중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최근 SSM에 적용되는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출점 제한 △심야시간 영업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3대 규제를 일몰과 함께 폐지하는 유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향후 신규 매장 출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개정안이 변경되더라도 시장의 경우 대외협력이나 상생 측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출점 계획에서 많은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노후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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