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디스카운트)①PBR 부진 고착…금리 하락이 쐐기
업종 평균 PRB 0.6배 수준 불과해 장기간 '1배' 하회
금리 민감도 높은 보험업계…올해 개선 전망도 부정적
공개 2025-06-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18: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의 저평가는 주식 시장에서 해묵은 난제다. 밸류업의 핵심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돈 지 이미 오래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잠시 반등하는 듯했지만 상승 흐름은 좀처럼 뚜렷해지지 않고 있다. 금리 하락이라는 거시적 변수부터 자본비율 악화, 당국 규제 강화까지 부정적인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보험업의 저평가 배경과 구조적 문제, 향후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올해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낮은 수치로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지만 개선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 금리 하락이라는 거시적 변수 탓인데, 보험사가 금리 환경에 민감한 만큼 PBR 회복에도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업종 평균 PRB ‘0.6배’ 수준 불과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험업종의 PBR은 평균 0.56배로 나온다. 주요 보험사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사가 ▲삼성생명(032830) 0.76배 ▲한화생명(088350) 0.22배 ▲미래에셋생명(085620) 0.37배이며, 손해보험사가 ▲삼성화재(000810) 1.09배 ▲DB손해보험(005830) 0.86배 ▲현대해상(001450) 0.45배 ▲한화손해보험(000370) 0.20배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자기자본)에 대한 시장의 가치 평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 지표다. 기업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눠 구한다. 여기서 BPS는 순자산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통상 BPS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 가치도 커졌다고 평가받는다. 따라서 PBR 산출 배수가 1배보다 낮으면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보험업종 PBR은 1배 이하로 계속 저조했다. 앞서 2014년에는 1배를 넘어서기도 했는데, 이후 계속 내려가면서 2020년에는 0.4배를 하회했다. 보험업계 회계 기준이 IFRS17으로 바뀐 2023년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0.6배 수준까지 상승한 것이다.
 
PBR이 1배 이상으로 올라서려면 BPS가 상승하는 가운데 기업에 대한 시장의 가치 평가도 우수하게 이뤄져야 한다. PBR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크게 거시적 변수와 수익성, 건전성 등이 있지만 보험사의 경우 자본 규제, 지급여력비율(K-ICS)도 주요하게 작용한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PBR 분포도·추세선과 주요 지표 상관관계는 GDP 성장률, 금리(국채 10년물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양(+)으로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급여력비율도 대체적으로는 양의 비례 관계다. 반면 부실자산 비중이나 배당률은 양과 음(-) 관계가 공존하거나 특정하기 어려운 양상을 나타냈다.
 
다만 해당 지표 모두가 PBR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니다. 추세적으로 봤을 때 PBR 추이와 그래프 흐름이 유사하게 흘러갔다는 것이다. PBR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금리와 지급여력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등으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K-ICS 도입 긍정적 영향…금리 인하 ‘부정적’
 
변동 요인 중에서도 특히 금리가 상대적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보험사가 경기변동에는 영향을 덜 받지만 금리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초저금리 시절 보험사 PBR도 빠르게 하락한 바 있는데, 당시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자 자본적정성 지표인 RBC 비율이 저하되면서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FRS17 도입 이후 PBR가 상승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지급여력제도 변화가 유의미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급여력 지표는 RBC에서 K-ICS로 바뀌었는데, 기존과 달리 부채도 시가 평가하면서 왜곡된 부분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K-ICS가 각종 리스크를 더 엄격하게 반영하지만 평가 구조 자체가 개편되면서 지표의 안정성은 오히려 제고됐다.
 
시장에서 보험사에 대한 재무적 리스크와 경제적 가치 평가를 보다 정확하고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IFRS17 도입 당시에는 금리가 상승하던 때라 K-ICS 비율 자체도 업계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IFRS17 도입과 K-ICS가 결과적으로 보험사 PBR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리 하락이라는 거시적 변수 영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서다. 금융투자나 보험업 관련 업계서는 올해와 내년 보험업종 PBR 전망으로 현재 수준과 유사하거나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은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오랫동안 보험사에 어렵게 작용하고 있었는데, 금리가 더 낮아지면 PBR을 올리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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