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역성장 속 늘어나는 빚 부담…영구채로 '대응'
산업자재군·패션사업 등 핵심 부문 실적 감소
아라미드 이어 펄프·막가습기 증설 투자 예정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 발행…재무부담 축소
공개 2024-09-1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18: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주력제품인 아라미드 더블업 증설을 완료했지만,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다. 이 가운데 아라미드 펄프와 막가습기 증설 등 미완료된 투자가 남아 있는 상황으로 현금창출력에도 제약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체측은 이달 2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는 등 관련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코오롱인더)
 
산업자재군 비롯한 핵심사업서 매출 '역성장'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오롱인더스트리 매출액은 2조4452억원으로 직전연도 반기(2조5764억원) 대비 5.09%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2022년 5조3675억원에서 5조612억원으로 5.71% 축소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의 45.40%를 차지하는 산업자재군을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2989억원을 투입한 아라미드 더블업 증설이 지난해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수요가 감소하면서 외형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아라미드는 열에 강하고 튼튼한 방향족 폴리아마이드 섬유로 방탄복, 보호복, 광케이블, 자동차용 호스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미국과 유럽의 5G 인프라 투자 지연 등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여기에 경쟁 기업의 아라미드 생산능력 확대 노력이 이어지면서 수급 여건도 저하됐다.
 
이에 코오롱인더의 산업자재 부문 생산능력(Capa)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6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890억원) 대비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758억원에서 709억원으로 줄었다.
 
산업자재 부문 외에도 패션 등 매출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이어졌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필름·전자재료 부문은 지난해 동기(2238억원)에서 110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전자·디스플레이 같은 전방산업의 수요가 위축되면서다. 같은 기간 패션군은 6092억원에서 600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기타사업 부문은 762억원에서 620억원으로 18.64% 줄었다.  
 
 
 
투자 부담에 늘어난 차입금…영구채 발행 '대응'
 
이 가운데 지난 2021년부터 아라미드 증설 투자 등으로 인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이어지면서 2020년 1조8576억원에 불과하던 총차입금은 2021년 2조72억원, 2022년 2조3369억원으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말 증설이 완료되면서 총차입금은 2조2117억원으로 줄었으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차입금은 2조350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이 중 1조6638억원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며, 유동성사채가 약 1190억원, 그 외 수입금융 등의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같은 기간 단기 금융자산(675억원)을 포함한 보유 현금성 자산은 2422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규모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완료 상태인 투자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투자비용 약 220억원을 투입한 아라미드 펄프 증설이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지만, 막가습기 증설 등 또 다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6월 말 기준 이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차입금의존도는 37.6%로 지난해 말 36.8%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CAPEX 1247억원이 발생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127억원 유출됐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을 차감한 금액으로, 보유중인 자산을 유지하거나 확장하는데 필요한 금액을 사용한 후에도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업체 측은 이달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발행하면서 차입금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 영구채로, 자본으로 인정된다. 영구채 발행을 통한 차입금 상환 시 총차입금은 2조1007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 계산 시 총차입금의존도는 33.63%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외에도 필름·전자재료 부문의 경우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SK마이크로웍스와 8월8일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페트(PET)필름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합작법인 설립 시 코오롱인더의 지분율은 약 18%로, 계약조건에 의해 필름 JV를 회계상 연결기준에 포함시키지 않고 금융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합작법인 실적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재무제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나, 향후 JV법인 매각시점 등에 현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이달 내로 2500억원 수준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으로 차입금의존도 지표는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4분기에는 미주 광케이블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고 아울러 아라미드 펄프 증설완료 효과에 따라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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