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③'매각 중단' OSB저축은행…신용등급도 '위태'
2019년 M&A 매물 등장…한차례 매각 철회
경영지표 악화에 매각 요원·투기등급 강등 우려
공개 2024-08-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무색하게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있다. 투자업계는 올 상반기부터 활발하게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거래는 전무하다.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해 M&A 적기로 봤으나 어느 매물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IB토마토>가 회사별 속사정과 외면받는 이유를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OSB저축은행 매각이 사실상 중단됐다. 저축은행 호황기에 매각을 계획했으나 금리 인상으로 경영 지표 전반이 악화되면서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비롯한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평가다. 법정 기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는 유동성도 사실상 보수적 경영 기조에서 비롯돼 이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OSB저축은행 본사.(사진=OSB저축은행)
 
매각 잠정 중단 상태
 
OSB저축은행이 지난 2019년의 전철을 밟는 모양새다. OSB저축은행은 2019년 M&A 시장에 등장했다. OSB저축은행의 지분 76.8%를 보유하고 있는 오릭스코퍼레이션이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선 것이다.
 
오릭스코퍼레이션은 지난 2010년 12월 푸른저축은행과의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회사 지분을 1190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변경했다. 매매 계약 이듬해 푸른2저축은행에서 '오릭스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3년이 지나 스마일저축은행 자산부채이전을 통해 영업망을 넓혀 현재 사명으로 재차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수 9년이 지난 시점에서 오릭스코퍼레이션은 OSB저축은행의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과정을 밟았으나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 매각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이후 OSB저축은행의 M&A설은 한풀 꺾이는 듯했으나 저축은행 호황기인 2021년 이후 다시 고개를 들었다. OSB저축은행은 2022년부터 한화저축은행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저축은행 매각 매물로 떠올랐다.
 
다만 OSB저축은행의 매각은 잠정중단된 상태다. 2022년 이후 원매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데다 오릭스코퍼레이션 측 움직임도 없다. 금리 인상기 이후 악화된 실적과 건전성을 우선적으로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투기등급 하락 가능성도  
 
OSB저축은행의 경영 지표도 원매자를 찾는 데 걸림돌이 됐다. 지난해 건전성 악화와 조달 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2023년 OSB저축은행 당기순손실은 274억원으로 전년 255억원 순이익을 낸 것과 대비된다. 올해 1분기에는 개선세를 보여 16억원 흑자를 냈으나, 2022년 실적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신용등급도 문제다.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로 지난해 6월 장기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한 데 이어 재차 낮아졌다. 오릭스코퍼레이션의 지원 가능성이 있어 일부 상향 조정됐다. 
 
BBB-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BBB 등급은 상거래를 위한 신용등급이 양호하나 경제여건이나 환경 악화에 따라 거래안정성 저하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등급이다. BBB 다음 등급은 BB등급으로, 투자가 아닌 '투기' 등급이 된다. 이 경우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현재 수준에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거나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로 유지될 경우 신용 등급 강등 가능성도 열려있다. 주요 등급조정 검토 요인에는 고정이하여신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이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1분기 기준 12.9%를 기록해 3개월 만에 2.3%p 올랐다.
 
다만 BIS비율과 유동성비율은 양호한 수준이다. 1분기 OSB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2.09%다. 지난해 동기 대비 0.03%p 올랐다. 다만 기본자본 확대 대신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OSB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1분기 2조3405억원에서 2조1815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출 자산을 줄이는 등 영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유동성비율도 같은 맥락이다. 유동성비율이란 단기조달자금에 대한 단기자금운용을 표시하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유동성이 좋다고 판단한다. 유동성은 건전성이나 수익성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비율은 올 1분기 250.6%다. 지난해 말 208.4%에서 석달 만에 40%p 넘게 올랐다. 유동성자산이 풍부해서라기 보다는 유동성부채가 지난해 말 3701억원에서 3198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1분기 기준 OSB저축은행의 유동성자산은 8013억원, 유동성부채는 3198억원이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매각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유동성과 수익성 추이 등 현재 상황에 대해서 밝힐 수 있는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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