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피드앤케어, 수익성 확대에도 여전한 지분 매각설…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외형은 감소
2019년 후 두 차례 매각 무산 전적도
공개 2024-08-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지난 4월부터 축산·사료 등을 담당하는 독립법인 CJ피드앤케어(F&C사업부문)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외형 역성장과 함께 8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이라는 게 매각설의 배경이다. 하지만 정작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구체적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시하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2019년과 2020년에도 두 차례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추진한 바 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에도 매각 무산 전철을 밟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CJ피드앤케어는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 지역에 위치한 쇼핑 단지에 첫 번째 축육 브랜드 전문 매장인 ‘미트 마스터(Meat Master)’를 개설했다. (사진=CJ제일제당)
 
'팔수록 적자' 피드앤케어…4개월째 매각 여부 '미확정'
 
16일 CJ제일제당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CJ피드앤케어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지난 4월15일 동일한 내용을 최초 공시한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역성장과 함께 800억원대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CJ제일제당이 CJ피드앤케어를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CJ피드앤케어는 지난해 판가 인상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2분기 88억원 흑자를 제외하면 1분기 467억원, 3분기 59억원, 4분기 42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연간 영업손실은 865억원에 달했다.
 
앞서 CJ피드앤케어의 영업이익은 2020년 2193억원으로 최근 4개년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1506억원, 2022년 77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왔다. 반면 같은기간 매출액은 2020년 2조2134억원, 2021년 2조4470억원, 2022년 2조8212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2021년 사료 판가 인상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록다운)로 베트남 돈가가 하락하면서 지속적인 영업이익 감소가 이어지면서다. 2022년에도 축산 부문은 판가를 상회하는 원가 부담으로 인해 손실폭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사료 판매량 감소와 베트남 양돈 판가 하락 영향으로 인해 매출이 2조4917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수준으로 감소하기도 했다.
 
 
두 차례 매각 추진 모두 '무산'…이번에도 전철 밟을까
 
이 같은 실적 하락이 이어지면서 올해 4월에는 CJ제일제당이 1조원대에 CJ피드앤케어 매각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흐름 유입으로 실적 추정 상향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피드앤케어가 영업이익률이 낮고,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전사 수익성과 실적 안정성 상향에 긍정적"이라며 "곡물 매입과 축산 사업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본 소요가 축소될 수 있어 전사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이며 이와 함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레벨이 높은 글로벌식품 부문 실적 비중 확대로 인해 전사 가치 레벨 상향이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현재까지 CJ피드앤케어에 대한 매각 결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도 두 차례 매각을 추진한 바 있지만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엔 네덜란드 사료 기업안 뉴트레코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협상에 실패하며 최종 무산됐다. 이어 2020년에는 적은 인수희망자로 인해 매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주요 진출국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양돈·양계 두수가 감소하면서 CJ제일제당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동남아 축산가 회복과 생산성 개선 효과 등으로 지난해 88억원에서 올해 341억원으로 287.5%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6451억원에서 올해 5699억원으로 줄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주요 지역 내 사육 두수가 감소하면서 사료 시장이 축소된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많은 무슬림 인구를 기반으로 닭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매출의 37.3%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은 밀수입 등으로 인한 현지 축산업계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베트남은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27.7kg에 달하면서 세계 10대 돈육 소비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값싼 수입산 육류가 대거 유입되면서 현지 축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현지 매체인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리뷰(VIR)에 따르면 베트남의 구정인 '뗏'을 앞둔 올해 1월 초에만 돼지 7000두가 캄보디아로부터 밀수됐다. 이는 현지에서 유통되는 돼지고기의 30%에 달하는 양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CJ피드앤컬처의 해외 매출 비중이 79.7%에 이르는 가운데 국가별 매출 비중은 베트남(37.3%), 인니(23.9%), 국내(20.3%), 중국(11%), 필리핀(5.2%), 캄보디아(1.6%), 미얀마(0.6%) 순으로 많았다. 
 
<IB토마토>는 현재 인수 진행상황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CJ제일제당은 "공시 외에 답변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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