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 적자 불어나도 투자에 올인…AI 기술력 확보 '먼저'
인건비·연구개발비 증가에 영업손실 확대
올해 1100억원 투자금 모집해 개발 '박차'
공개 2024-07-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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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딥엑스가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올해 LG유플러스(032640)와 협업을 통해 연내로 AI반도체 개발과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당분간 실적보다는 연구개발 투자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딥엑스는 올해 11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해 향후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사세 확장에 비용 증가·지속된 적자는 '과제'
 
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딥엑스는 2022년 매출 8억1065만원보다 93.73% 감소한 2023년 매출 5078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20222년 37억5340만원에서 지난해 90억5610만원으로 확대됐다.
 
딥엑스는 애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수석연구원 출신 김녹원 대표이사(CEO)가 지난 2018년 설립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이다. 물리 보안, 로봇, 가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AI 반도체 제품군을 갖췄다. 특히 인공지능(AI)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해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딥엑스의 영업손실은 해마다 늘고 있다. 기아(000270)·현대차(005380), 포스코DX(022100), 자화전자(033240)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와 함께 지속되는 적자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영업손실은 2021년까지만 해도 18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44억원, 지난해 91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2022년부터 사세가 본격적으로 확장된 딥엑스는 급여가 2021년 8억원대에서 2022년 22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케팅비와 함께 경상연구개발비가 증가한 것도 주요했다. 광고선전비는 2022년 533만원에서 2023년 6억4875만원으로 100배 넘게 늘어났다. 아울러 2021년까지만 해도 9413만원에 머물렀던 연구개발비는 2022년 11억4252만원으로 급증하더니 지난해 18억3740만원으로 증가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2023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에서 AI반도체 솔루션을 소개했다. (사진=딥엑스)
 
LG유플러스와 AI반도체 연내 개발·1000억원대 투자 유치
 
딥엑스는 매출보다 연구개발비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LG유플러스와 협력해 AI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1000억원대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다.
 
지난 2일 딥엑스는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의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ixi-GEN)’을 적용한 AI반도체를 연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AI반도체는 기존 AI반도체보다 상용화 시간을 단축하고, 가격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디바이스 AI는 통신장비, AI컨택센터(AICC), 소호(SOHO), 로봇, 모빌리티 등 LG유플러스 자체 사업에 도입될 예정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이사(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LG그룹은 AI 리서치 랩을 보유해 LLM에 대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갖고 있는 소수의 기업 중 하나였다”라며 “또한 LG그룹은 로봇, 자동차 부품 등 각종 전자기기 부품을 다 만들뿐만 아니라 공장도 갖고 있다. 상용화하면 많은 숫자의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딥엑스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협업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금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현금 5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61억원을 합쳐 111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딥엑스는 이미 올해 1000억원대 펀딩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 초 1세대 토종 사모펀드(PEF) 운영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AI, 반도체 분야 12호 펀드를 통해 '딥엑스'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스카이레이크는 딥엑스가 보유한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반도체와 AI 컴퓨팅 솔루션에 대한 원천기술을 높게 평가했다. 이로써 스카이레이크는 딥엑스 2대 주주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주였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3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bnw인베스트먼트, 아주IB가 투자자로 나섰다. bnw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0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분야 중소 중견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100억원을 출자했다. 아주IB투자도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총 1100억원이 모집됐다. 앞서 딥엑스는 지난 2021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21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딥엑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다루는 딥테크 부문 특성상 연구 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군”이라며 “매출 증대 효과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특정하긴 어렵지만, 투자금은 향후 양산 개발 및 차세대 제품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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