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건전성 챙기기 '급급'…"수익은 나중 문제"
건전성 악화 지속에 당국 수시 검사
NPL자회사 설립 등 건전성 관리 만전
부동산 경기 부양 외 근본 대책 없어
공개 2024-06-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6: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협중앙회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 때문이다. 상호금융업권 전반에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이 퍼진 가운데, 명확한 회복 방안도 없어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잃을 위에 처했다.
 
신협중앙회(사진=신협중앙회)
 
연체율 급등에 칼 빼든 금감원
 
25일 상호금융업권에 따르면 6월 기준 신협의 연체율은 6%대 후반으로, 7%에 육박한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3.63%인 점을 감안하면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부동산 경기 악화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6월 둘째 주부터 대전에 위치한 신협중앙회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예정된 현장 수시검사 일정은 2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장 상황에 따라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수시 현장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 확답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상호금융업권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모두 전년 말 대비 악화됐다. 2023년 말 기준 각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신협 3.63% ▲농협 2.65% ▲수협 4.14% ▲산림 3.41% ▲새마을금고 5.07%다.
 
신협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연체율도 상반기 중 7% 수준에 육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신협 보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높다 보니 시장에서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신협 이상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특히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업권의 건전성은 부동산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건전성 제고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업권의 자산건전성을 비롯한 재무상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규정상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만 공시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말 실적은 8월이나 9월이 돼야 들여다 확인이 가능하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분기별로 공시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게 사실이다.
 
상호금융업권 관계자는 “내부 전략을 위해 건전성 지표 등을 관리하고 있으나, 규정 상 외부 공개는 연 2회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건전성 관리 방점…수익 회복 요원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자 각 조합 중앙회도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뒀다. 신협은 이를 위해 부실채권(NPL) 관리 전문 자회사 'KCUNPL대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대부업 회사를 세우려면 금융감독원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현재 신협은 7월 직원 채용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건전성 제고를 통해 내부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NPL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부실채권을 매각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자회사는 신협의 부실 채권만을 매입할 계획으로, 타 업권 채권에 대한 공매 등은 계획에 없다”라고 밝혔다.
 
새마을금고도 부실채권을 자회사인 'MCI대부'에 매각하고 있다. MCI대부 역시 타 업권의 부실채권 보다는 매입 채권 대부분이 새마을금고 물량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는 MCI대부에 채권 1조원을 매각한 바 있다.
 
신협이 NPL전문 자회사 설립 등 건전성을 위한 방안을 내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사실 없다. 부동산 경기 하락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신협은 지난해 대출 심사요건을 바꿨다. 조합이 실행하는 공동대출에 대한 중앙회 심사 기준을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부터 기준을 촘촘하게 적용했음에도 부동산 대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NPL 회사를 설립해 자산을 매각하는 데도 문제점이 있다. 신협의 부실자산을 자회사에 매각해 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신 규모 자체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신협의 당기순이익은 251억원으로 전년 말 5806억원 대비 5455억원, 96.6% 줄었다. 상호금융업권 전체의 당기순익이 같은 기간 34.8%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낙차가 크다. 
 
상호금융업권 관계자는 “모든 금융업권이 예대 마진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데, 여신 규모가 작아질수록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현실적으로 금리가 인하되고 부동산 경기 등 경제 전반이 살아나야 상호금융 업권도 근본적인 건전성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현재 건전성 방어를 가장 우선적으로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부실채권 매각 등의 방안을 통해 연체율 등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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