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2003년 푸드테크 기업으로 시작…420개 스타트업 투자한 초대형 AC로
올해도 스타트업 투자 냉각기 여전…B2C 플랫폼→B2B 기술 기업 '트렌드 전환'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 초대 회장 추대…"투자업계 목소리 내는 데 총력"
공개 2024-07-0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높은 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 대외적 여건 탓에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 과거부터 각 업계에 '플랫폼'을 구축하고, 높은 시장 지위를 점유한 일부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소비에 의지해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모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스타트업 투자의 '큰 손'으로 불리는 기업이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간 최대 투자액을 기록한 씨엔티테크다. 현재까지 총 42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국내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씨엔티테크, 그리고 씨엔티테크의 전화성 대표이사에게 당면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씨엔티테크는 ‘엑셀러레이터(AC) 1호 상장’을 위해 내년 중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전화성 대표는 올해 한국엑셀러레이터협회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의 통합으로 출범한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며 AC 업계의 목소리도 대변해야 한다. <IB토마토>는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사진=씨엔티테크)
 
다음은 이 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난 2003년 ‘푸드테크’ 기업 씨엔티테크를 설립한 이후 올해로 창립 21년을 맞았다. B2B형 주문 중개 플랫폼을 시작한 이후 푸드테크 시장을 사실상 ‘정의’했다. 씨엔티테크가 메뉴와 레스토랑 등을 표준화하고, 배달에 적용되는 전산을 표준화한 이후 지금은 널리 알려진 배달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창업을 하게 됐다.
 
-푸드테크로 시작한 기업이 어떻게 엑셀러레이터가 되었나
△2009년 이후 푸드테크 업계에서 줄곧 1위를 달리다 2012년부터 동종업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AC를 병행해 왔다.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형태로 푸드테크 영업을 도와주는 형태로 시작하다 2020년부터 AC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매년 최다 투자를 단행하는 AC가 됐다.
 
-투자 스타트업을 ‘친구’라고 표현하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AC와 스타트업은 동등한 관계라고 여긴다.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어쩔 수 없는 부담을 느끼기 마련인데, 씨엔티테크는 투자 스타트업에 단지 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라는 요청을 한다. 사업이 어려워지는 경우 이를 투자자에게 감추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이것이 큰 문제가 된다. AC는 충분한 리스크를 고려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현재 사업과 재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42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를 들어들라.
△푸드 스타트업인 ‘쿠켓’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설립된 쿠켓은 식품 기반 미디어 채널을 운영한다. 지난 2022년 초 GS리테일이 550억원에 쿠켓을 인수한 바 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더 스윙’, 테이블오더 기업 ‘티오더’, 딥테크 기업 ‘아고스비전’, 토근증권 조각투자 서비스 기업 ‘바이셀스탠다드’ 등이 있다.
 
-지난해와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어떻게 다른가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어렵다.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선 금리가 안정화돼야 하는데, 아직 이에 대한 불안정성이 크다. 주식시장 성장주의 주가도 바닥이고, 소비도 침체돼 있다. 다행인 점은 정부가 약 3000억원 규모의 TIPS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예산을 전혀 삭감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와 같은 불경기에는 B2C 성향을 지닌 플랫폼 스타트업보다는 매출과 BEP 시점이 빠른 B2B 기업 투자를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있다.
 
-2025년 코스닥 시장 재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AC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시각이 달라졌는가.
△지난해 상장 도전 당시 2022년 재무제표상 푸드테크의 매출 비중이 엑셀러레이터에 비해 높은 구조였다. 코스닥위원회에서는 엑셀러레이터보다 ‘푸드테크 기업’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상장이 무산됐고, 엑셀러레이터 매출 비중을 높인 이후 재상장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씨엔티테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약 230억원을 올렸고, 매년 5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엑셀러레이터 매출이 약 70%에 달하는데다 보유 중인 사옥 3곳에 대한 부채도 전혀 없다.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AC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국엑셀러레이터협회와 초기투자기관협회가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로 통합됐다. 또한 협회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AC로 구성된 한국엑셀러레이터협회와 AC, CVC, VC(벤처캐피탈) 등으로 구성돼 있는 초기투자기관협회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두 협회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에 따라 회원사만 330여곳에 달하는 초기투자엑셀러레이터협회가 출범하게 됐다. AC뿐 아니라 CVC, VC 회원사들의 목소리도 함께 대변해야 하는 탓에 ‘투자 업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이다. 
단기 과제로는 현재 창업진흥원이 맡고 있는 엑셀러레이터 창업기획자 인증 작업을 협회로 가져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연말까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22대 국회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투자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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