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인천공항 투자 확대…재무악화 속 묘수일까 악수일까
올 1분기 총차입금 3000억원 증가…재무부담 과중
코로나19 이전 인천공항 방문객 96% 회복 '긍정적'
매장 새 단장 후 내년 '그랜드 오픈'…외형 확대 기대
공개 2024-05-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7: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호텔신라(008770)가 업황 악화 속에서도 내실 관리에 성공하면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1분기 들어서는 인천공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개선세를 보였던 재무구조가 재차 악화된 모습이다. 인천공항이 여객수에 따라 임대료가 조정되는 '여객당 임대료'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만큼 방문객수가 회복된다면 추정 임대료가 3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데다 최근 업황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강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1분기 총차입금 2조원 육박 '빨간불'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리스부채를 포함한 호텔신라의 총차입금 규모는 1조90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조6001억원 대비 19.12%(약 3193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인천공항 4기 사업을 위해 면세 상품 구입 등 초기 투자 비용을 위해 3000억원 규모 사채를 발행한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차입금 중 사채의 규모는 1조24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올해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1900억원에 대해서는 차환이 완료되면서 단기적인 차입부담은 줄어든 상황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면세·호텔 업황이 악화되면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금을 늘려왔다. 이에 지난 2019년 차입금은 1조5615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6589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후 2020년 1조6273억원, 2021년 1조5028억원, 2022년 1조6182억원, 2023년 1조6001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올 1분기 총차입금은 1조90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19.12% 늘었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총자본에서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2018년 28.60%에서 2019년 44.27%로 약 15.67%포인트 증가한 이후 2020년 56.2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선을 돌파했다. 올 1분기 들어서는 59.62%를 기록하며 60%에 육박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20~30%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호텔신라의 차입 부담은 과중한 수준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에서는 차입금의존도가 45%를 넘어설 경우를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정한 바 있는데, 호텔신라의 경우 2020년부터 4년 연속 50%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입금 관련 이자비용도 늘고 있다. 1분기를 기준으로 이자비용은 지난해 125억원에서 올해 149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재료비·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345억원에서 121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과 투자손익, 영업외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 '돌파구' 될까
 
재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외형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연간 매출액 3조5685억원으로 직전연도(4조9220억원)대비 27.50% 역성장한 바 있다. 수요 회복과 객단가 상승에 따른 호텔부문의 매출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면세부문 모객 수수료 처리방식이 기존의 판관비 반영에서 매출액 차감으로 변경된 영향이다.
 
지난해 역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올 1분기 매출액은 98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521억원) 대비 30.41%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인천공항 방문객수가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이 공개한 올해 1~4월 여객수를 살펴보면 총 2282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2370만명)의 약 96.29%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여객수는 1553만명으로 65.53% 회복되는데 그쳤다. 
 
인천공항 방문객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호텔신라가 지난해 7월부터 인천공항 내 DF1(화장품·담배·주류)와 DF3(패션·액세서리·부티크) 구역 사업을 개시하고 있다. 내년 초 순차적으로 그랜드오픈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지금보다 높은 외형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다. 시장에서는 인천공항 출국객수가 2019년(2871만명)만큼 회복될 경우 지급해야 할 임차료가 33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임차료 연동 방식의 변화로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사업 수익성은 개선된 상황이며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내실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차입금 부담을 완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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