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잔혹사)①암호화폐 폭등락 부른 '업비트 독주 체제'
업비트 국내 시장 점유율 80% 넘어 독점 체제 우려
알트코인 가스(GAS) 폭락 등 대응책 없다는 지적 지속
공개 2023-12-1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4:5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비트코인(BTC) 가격이 오르면서 가상자산 바람이 다시 불고 있지만, 국내 최대 원화거래소인 업비트부터 가격 안정성 문제는 다시 불거지고 있다. 원화거래가 안 되는 코인마켓 중에서는 케셔레스트, 코인빗 등 폐지되는 곳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신고 수리 재심사 기준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코인마켓 줄도산이 현실화될지 <IB토마토>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닥친 현안들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비트코인과 함께 알트코인 가격도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면서 암호화폐 가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업비트 상장 알트코인 가스(GAS)가 하루 만에 반 토막 난 가운데 실상 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을 막을 방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업비트 점유율 1위지만 대체 거래소 활성화 필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6일 비트코인(BTC) 가격은 올해 최대치인 6132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2070만원 대비 196%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르면 2024년 초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다는 전망이 우세하고,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내년 4월 돌아올 것으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12일 최저 가격은 5546만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한 달 전인 11월 13일 4702만원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달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84.73%, 빗썸 14.22%, 다른 5대 원화 거래소인 코인원·코빗·고팍스는 1%가 안 된다. 최근 빗썸이 무료 수수료 정책을 내세우면서 점유율을 따라잡고 있지만, 업비트는 비트코인 외에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 화폐) 거래량이 많아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점유율 순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5대 원화거래소 거래소 매출은 점유율과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대로 치솟으며 가상자산 붐이 일었던 2021년 대체로 급증했으나, 2022년 5월 루나 폭락사태를 거치며 쪼그라 들었다. 올해 3분기 두나무 보고서에 따르면 업비트·증권플러스 등을 포함한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662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빗썸코리아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액은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특정 거래소 점유율이 너무 높으면 가상자산 거래가 많이 몰릴 수밖에 없어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며 "대체 거래소가 부족하면 돌발 이슈(문제) 발생 시 대처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진=업비트)
 
업비트 상장 알트코인 '가스(GAS)' 폭락에 투자자 '철렁'
 
최근 비트코인이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은 덩달아 상승 곡선에 올라탔지만, 호재에 따른 투기 심리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업비트는 5대 원화거래소 중에서도 알트코인 거래량이 월등하게 높은 편인데 가상화폐 가격이 폭등락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제재할 조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업비트 기준으로 이더리움(ETH) 가격은 11월20일 258만7000원에서 지난 7일 327만4000원으로 26.56% 올랐다. 알트코인 중 1위인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해킹을 막는데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외 코인들은 아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업비트에 상장된 알트코인 가스(GAS)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최저가 2400원을 기록하며 2000원대를 유지했는데 11월 10일 4만150원으로 1573% 올랐다. 문제는 하루 뒤인 11일 GAS코인이 1만4520원으로 63.8% 폭락한 것이다. 루나 때와 같이 가격이 0으로 수렴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일각에선 GAS 폭등·폭락 사태와 관련해 업비트가 코인 유통량을 허위 기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11일 코인게코에 공개된 GAS 유통량은 1300만개 정도였는데 업비트는 6배가 많은 수치를 공시해 투자자들이 가치하락을 우려해 매물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업비트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유통량 정보를 고지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코인 개발사(프로젝트)로부터 유통량 계획표·정정표를 받아 제공하고 있지만, 코인마켓캡·코인게코 등에서도 API(인터페이스)를 가져와 유통량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 업체의 가격이 다르게 기재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업비트는 최선을 다해 (유통량)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투명하게 게재하고 있으나, 코인마켓캡, 코인게코, 프로젝트팀 제공 정보의 수치가 상이한 경우들이 발생하기도 한다”라며 “이용자의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고자 머신러닝 기술을 개발하고, 비정상적인 이상 거래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비트는 가격 급등락, 거래량 급등, 입금량 급등 등 현상이 발생했을 때 ‘주의’를 알리는 ‘업비트 시장 경보’를 운영하고 있다. 가격 급등락 경보는 전일 종가 대비 50% 이상 가격 등락이 일어난 경우 즉시 고지하는데 지난 11일 GAS 폭락 사태 때도 ‘주의’ 경보는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식 거래의 서킷 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 제도)와 같이 거래를 순간 정지하거나 강제 조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은 가격 등락 폭이 굉장히 크고 투기성 측면에서 위험성이 존재한다. 투자하는 사람이나 거래소를 관리하는 쪽에서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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