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유상증자 흥행…한숨 돌린 한투·삼성·신한
시장 우려 딛고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성공적 마무리
유상증자 과정서 대주주 참여액 논란 등 우여곡절 겪어
공개 2023-09-1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8: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CJ CGV(079160)가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를 주관한 증권사들도 실권주 인수라는 부담을 덜 수 있어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CJ CGV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대주주의 참여 금액 논란 등으로 설왕설래가 있었다. 이어 지난해 7월 진행된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에서 주관사의 인수지분 평가손실이 실적에 반영돼 이번 유상증자에도 우려를 산바 있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유상증자 흥행
 
CJ CGV가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 3조3000억원 규모의 청약 주문을 받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14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실시한 구주주 실권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에서 3조3310억원 규모의 신청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공모 청약에서 배정 주식 791만7643주에서 청약 주식수는 5억9910만5516주로 최종경쟁률은 75.67대 1을 기록했다.
 
이번 공모에 배정된 791만7643주는 앞서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 구주주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구주주 청약에서는 89.4%의 청약률을 기록했고, 이중 최대주주와 우리사주를 제외한 일반주주의 초과청약률이 14%를 기록했다.
 
다만 주당 확정가액은 기존 모집가액인 5890원보다 소폭 낮은 5560원으로 확정돼 모집(매출) 총액은 기존 4399억8300만원에서 4153억32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는 오는 27일 상장 예정이다. 확보된 자금은 오는 2024년까지 운영자금으로 900억원, 시설자금으로 오늘 2025년까지 1000억원, 2023년까지 채무 상환 자금으로 2499억8300만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최정필 CJ CGV 경영지원담당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CJ CGV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유상증자에 힘을 보태 주신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힘입어 성장 발판을 마련해 더 나은 기업가치로 보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말도 많은 CGV의 유상증자
 
CGV 용산 아이파크몰 (사진=CJ CGV)
 
앞서 CJ CGV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6월20일 이사회의 유상증자 결의가 공시되자 21일 CJ CGV 주가는 전날 대비 21.10% 폭락한 1만1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현재는 7000원 초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현재 발행주식총수인 4772만8537주보다 156.5% 많은 7470만주를 찍어내는 조건이라는 점과 모기업인 지주사 CJ(001040)의 유상증자 참여액이 고작 6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 결국 CJ는 여론을 의식해 유상증자 참여 금액을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400억원을 증액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도 실권주 발생 가능성에 한동안 마음을 졸여야 했다. 혹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조차 미달물량이 발생할 시 남는 실권주는 주관사가 분담해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CJ CGV의 자금 조달과정에서 주관사로 참여했던 증권사가 낭패를 본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7월 CJ CGV가 발행했던 4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의 경우 전체 발행물량의 7.78%만 신청이 접수됐고, 무려 3688억원에 달하는 미달물량이 발생했다. 결국 당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006800)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등이 이를 부담해야 했다. 인수물량은 미래에셋증권이 2305억원, NH투자증권이 829억원, KB증권이 461억원, 유진투자증권이 9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CJ CGV의 실적 부진과 유상증자가 악재로 작용해 발생한 주가 폭락으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분기 실적에서 CJ CGV 전환사채 평가손실 약 150억원이 반영되기도 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주관사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주관 증권사들은 각각 총 2490만주 1384억4400만원을 인수하며, 대표주관수수료 0.2%, 인수수수료 0.7%, 실권수수료 9%의 수익을 챙기게 됐다.
 
CGV 살아날 수 있을까
 
우여곡절을 겪은 유상증자지만 성공적인 마무리가 이뤄진 만큼 이제 CGV를 비롯한 한국 영화 산업의 회복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국내 영화산업은 연이은 흥행실패로 속앓이를 겪었다.
 
KOBIS(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국 관객수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5900만명, 6000만명 수준에서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이 선언된 2022년에도 관객수는 1억1000만명에 그쳤었다.
 
이 같은 부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8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8월 전체 매출액은 14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고, 8월 전체 관객 수 또한 145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대목 시즌 '밀수'부터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기대를 한몸에 받은 한국 대작 영화들은 올해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8월 전체 매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8월 전체 매출액 평균(2318억원)의 61.8%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8월 전체 관객 수는 2017년과 2019년 8월 전체 관객 수 평균인 2831만명의 51.4%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다만 CJ CGV는 하반기에는 코로나 이전 74% 수준의 관객 수를 회복하고, 2019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8월,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CJ CGV)
 
지난 8월30일 CJ CGV는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자로의 변화 및 극장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허 대표는 4DX와 ScreenX 등 특별관과 더불어 △골드클래스 △프라이빗 박스 △템퍼시네마 등 프리미엄관을 확대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OTT시장에 확대와 차별화된 CGV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극장 공간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는 "코로나 이후 최초로 반기 기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긴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희망을 보았다"라며 "현재 진행하는 유상증자와 현물출자 등 자본확충을 10월 초까지 마무리해 한 단계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 상향과 차입금 상환을 통한 금융비용 감소 등 안정된 재무 및 수익구조를 창출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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