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산업, 신사업 출사표 던졌지만…재무·수익성 악화 '이중고'
현금성자산·FCF 자체 투자 어려워…금융권 차입으로 자금 마련
풍력구조물 적자·페로텅스텐 가동 중단…신사업 수익성 가시화 멀어
공개 2023-09-0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7: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산업(005160)이 강판 사업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니켈도금강판·페로텅스텐·해상풍력발전구조물 등 신사업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설비 도입이 진행 중인 니켈도금강판을 제외하고 신사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재무안정성 지표가 계속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국산업 포항사업장 전경(사진=동국산업)
 
신사업 진출 재원은 차입금…잉여현금흐름 적자 지속
 
동국산업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가전 등 전방산업에서 나오는 강판 수요 감소와 국제 철강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 가격 하락이 원인이 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국산업의 매출은 연결기준 3751억원으로 지난해(5062억원)보다 25.9%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2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흑자(12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 비중이 높은 강판 사업에서 원가율이 크게 치솟고, 판관비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동국산업의 강판 사업 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7.7%에서 올해 상반기 95.6%로 7.9%포인트 올라 수익성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동국산업은 강판 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고 향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니켈도금강판 사업으로 진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철강 산업은 낮은 이익률 때문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설비 투자를 자체 자금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동국산업의 현금성 자산과 잉여현금흐름은 니켈도금강판 투자액인 880억원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올 상반기 588억원으로, 차입금 등이 늘면서 지난해 말보다 282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2021년부터 이어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흐름이 자체적인 재원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산업의 FCF는 2021년 579억원 적자, 지난해 603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 51억원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FCF 적자의 원인은 수익성 악화와 투자에 따른 지출 증가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사업 진출에 착수한 지난해 상반기 이후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동국산업의 올해 상반기 동국산업의 전체 단기차입금은 2114억원으로, 지난해 말 1796억원에서 318억원 늘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가운데, 동국산업의 유동성 차입금 규모가 커서 향후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경로의 변화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국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금융권 차입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동국산업은 상반기 기준 전환사채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이 전혀 없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점차 부담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동국산업의 부채비율은 70.6%로 지난해 말(57.8%)보다 늘었고, 차입금 증가에 따른 순차입금의존도도 지난해 말(17.1%)에서 올 상반기 18.2%로 증가했다. 동국산업의 특수 냉연강판 시장 점유율은 60%정도로 안정적인 시장 지위가 그간 동국산업의 재무안정성의 밑거름이 됐지만 신사업 진출로 인해 재무안정성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업다각화 시도하지만…가시적 성과 없어
 
동국산업은 향후 냉연강판과 컬러강판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분야를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니켈도금강판, 페로텅스텐 사업에 진출했고, 풍력발전구조물 사업에 추가로 투자함으로써 수익원을 다양하게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냉연강판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 철강 산업 침체에 따른 연쇄적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동국산업의 신사업은 수익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 신사업 투자에 수반되는 재무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풍력구조물 사업에 진출한 동국산업의 자회사 동국S&C(100130)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동국S&C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9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114억원) 손실 규모를 넘어섰다.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와 투자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영업손실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동국산업이 볼텍코리아를 인수하며 시작했던 페로텅스텐 사업도 지난 4월 경주 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동국산업의 페로텅스텐 사업은 현재 정비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될 예정이라 수익 발생시기가 내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방산, 기계 부품에 사용되는 페로텅스텐은 국내에서 동국산업이 유일하게 생산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향후 사업이 정상화된다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니켈도금강판 사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동국산업이 니켈도금강판 생산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설비 가동 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설비 구축 후 품질이 뒷받침된 양산 체제로 돌입하는 시기를 1~2년으로 본다. 동국산업이 니켈도금강판 생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능력 구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니켈도금강판계의 강자인 TCC스틸(002710)과의 경쟁도 앞으로 고민해야할 숙제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니켈도금강판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내년 9월부터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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