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품에 2년…신한벤처투자, 고속 성장 이유 있었네
계열사와 펀드 조성…ESG 우수 기업에 투자
수익성 제고 속도…지주 자금 대여 잇따라
공개 2022-09-0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9: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1년 새 영업수익이 두 배 점프업한 신한벤처투자가 신한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펀드를 연내 조성하며 또 한 단계 도약에 나선다. 그룹의 'ESG 경영' 의지를 반영해 투자 기업 선정 기준에도 ESG를 중요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벤처투자는 신한지주(055550)에 편입된 이후 스타트업 투자 등 벤처캐피털(VC) 기능을 강화해 외형 확대에 적극적인데, 신한 계열사와 시너지도 성장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또, 지주는 신한벤처투자에 자금을 대여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창업 초기 기업에만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주요 출자자로는 신한 계열사들이 참여하며, 신한벤처투자는 출자는 물론, 운용을 맡을 예정이다. 하반기 펀드 조성을 목표로 조율 중이다.   
 
될성부른 떡잎 물색…신한 DNA 신한벤처투자에
 
올 상반기 기준 신한벤처투자의 순자산 규모는 약 800억원이다. 지난 2020년 신한지주가 신한벤처투자를 인수할 당시에는 600억원 수준이었다. 
 
신한벤처투자가 작년 투자한 스타트업만 20여 곳에 달한다. 신한지주에 편입되기 전 한 해 많으면 10여 건이었다. 알짜 기업을 물색, 트랙레코드를 추가하면서 자산도 불었다.
 
올해는 △알지노믹스 △쿼드메디슨 △아우토크립트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테라릭스 △파스토 △슈퍼센트 △스파크바이오파마 △이노하스 △바스테라 △아드리엘 △클로봇 등에 투자했다.  
 
현금이 필요해진 두산은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를 매물로 내놨고, VC에 관심을 두고 있던 신한이 서둘러 인수를 타진했다.
 
당시 당국이 벤처 생태계 육성과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를 적극 독려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신한으로서는 VC를 인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신한 계열사 가운데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신한금융투자 등이 벤처 투자에 적극적이다. 전문 인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VC를 인수하면 그룹의 벤처 투자 DNA에 보탬이 될 것이란 계산에서 VC를 품었다.
 
 
  
신한은 경영 비전에 맞춰 신한벤처투자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반기 중 결성되는 초기 투자기업 전용펀드에도 'ESG 경영'을 녹여낼 예정이다. 그룹 전반으로 ESG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ESG 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해 공개하고 있는데 작년 ESG 활동으로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약 2조원에 달했다.
 
신한은 펀드 투자 기업 선정 시 'ESG 경영'을 중요하게 따질 계획이다. 신한지주 측은  "신한금융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 중 ESG 경영 기준 부합 여부가 투자 판단 기준"이라고 귀띔했다.
 
'FI(재무적 투자)' 목적의 투자가 뚜렷한 신한벤처투자에 신한이 추구하는 'SI(전략적 투자)'적 성향을 추가한 것 역시 눈에 띄는 변화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2000억원 규모의 '신한 글로벌 플래그십 투자조합 1호'은 디지털 역량을 강화(SI)하려는 신한금융그룹의 니즈와 펀드 운용으로 재무적 이득(FI)을 얻으려는 신한벤처투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결성됐다.
 
 
 
영업수익 1년 새 2배 껑충…그룹 내 존재감은 '미약' 
 
작년 신한벤처투자의 영업수익은 32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이 인수한 그 해 연간 수익은 127억원이었다. 투자 조합에서 발생한 지분법 수익이 크게 뛰었다. 작년 지분법이익은 170억원이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VC와 실적을 비교하면 KB인베스트먼트(642억원) 보다 작고 하나벤처스(157억원) 보다 크다. 영업수익이 많이 뛴 순으로 나열하면 신한벤처투자가 선두다. 
 
신한지주 내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41%다. 이 중에서도 신한벤처투자는 자본시장 부문(39.9%) 내 수많은 계열사 중 하나로 손익 기여도는 1% 미만이다. 자산 규모도 같은 자본시장 부문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비교하면 한참 작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높은 편이다. 상반기 신한벤처투자의 ROA(총자산수익률)은 6.61%로, 주력 계열사 신한은행(0.70%), 신한카드(2.08%), 신한금융투자(0.80%) 보다 높다.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9.40%로 높은 편이다. 
 
신한금융에 편입된 이후 성장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지주에 재무적 이득을 안기기 보다 받는 게 크다. 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올 초 KB금융에 100억원의 배당을 했다. 신한벤처투자는 신한지주에 배당한 이력이 없다.
 
신한벤처투자는 신한지주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일부를 갚는 방식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신한지주는 신한벤처투자에 410억원을 대여해주고 25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600억원을 추가로 빌려주고 일부를 회수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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