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산적한' 삼성카드, 수익·건전성 이중고 직면
기준금리 인상·DSR 규제에 금리 매력 '뚝'
순익, 20% 증가…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발목'
공개 2021-12-09 08:55: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6일 18: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대내외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조달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등 하방 리스크로 인해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 위험에 직면한 까닭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전업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시장 경쟁에서도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올해 3분기 백신접종 확대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 셈이다.
 
 
 
6일 여신금융협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카드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4175억8723만원으로 전년동기(3467억9844만원) 대비 2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81억6839만원으로 21.78% 뛰었고, 영업수익(2조5467억원)은 5.48% 늘었다. 총 누적취급고는 103조8585억원으로, 카드사업 부문과 할부리스사업부문이 각각 103조 1500억원, 7085억원을 기록했으며 상품자산에 대한 자금운용 평잔은 23조2206억원으로 나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낸 것이다. 다만 부문별로 보면 우려 요인이 산적하다.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카드대출 등 2금융권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 저소득층의 상환 능력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어서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의 부진을 상쇄시키기 위해 그동안 카드론 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려왔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금융상품 자산 가운데 카드론 자산은 5조8169억원으로 작년 9월(5조1798억원) 대비 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상품 수익(7426억원) 가운데 카드론 수익은 5914억572만원으로 금융상품 수익 내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77.67%에서 79.63%로 올랐다. 반면 할부 금융 수익은 1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9% 감소했으며, 현금서비스와 팩토링(외상 매출채권 매입업무), 일반대출 수익은 각각 1.7%, 43%, 27% 줄었다.
 
현재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개인 단위 DSR을 현행 60%에서 50%로 축소할 방침으로 대출 한도가 감소하면 카드론 취급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카드론 의존도가 컸던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하방 위험에 직면하는 셈이다.
  
사진/뉴시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금리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 통상 카드사는 기타금융채(카드채)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카드론 취급에 사용하는데 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대표 시장금리로 통하는 국고채 3년 물은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1.395%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말에는 연 2.103%까지 오르며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연 2%를 돌파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카드채 평균 유통금리는 연초 0.973~1.660% 수준이었지만, 지난 2일에는 1.969~2.313%로 올라섰다. 지난 10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카드론 대출 평균 금리는 13.73%로 롯데카드(14.73%), 우리카드(14.43%), KB국민카드(13.81%)에 이어 전 업계 카드사 가운데 4번째로 높다.
 
결국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카드 사업 외 할부금융·리스나 빅데이터 등 새로운 수익원 비중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신성장 동력 확보도 요원하다. 삼성카드는 주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조차 끝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지분율 71.9%)인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목을 잡은 까닭이다. 만약 중징계가 확정된다면 삼성카드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의 진출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건전성 우려도 존재한다. 올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채권비율은 0.76%로 전년동기(0.84%)에 견줘 감소했지만, 금융지원 정책의 단계적 종료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열위한 대출자산을 중심으로 자산 건전성 저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더욱이 삼성카드에서는 지난달 말 77억3100만원 규모의 부실채권도 발생했다. 부실채권금액은 자기자본(7조4573억6100만)의 0.10%에 달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론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한 것은 회원기반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카드대출 사업은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부실채권 발생과 관련해서는 "부실채권이 발생해 관련 규정에 준해 공시를 진행했고 현재 정상적인 채권 회수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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