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명암'…성장하는 예스24 vs 쇠락하는 교보문고
예스24, 상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 전년대비 각각 9%, 19% 증가
예스24 온라인 점유율 1위…지분 매각으로 물류센터 투자여력 '기대감'
교보문고, 1500억원 유상증자 자금 수혈…디지털화 박차
공개 2021-09-2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16: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예스24 중고매장. 출처/예스24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도서업계 ‘2강’인 교보문고와 예스24(053280)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에 강한 예스24는 성장곡선을 그리며 점유율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업계 1위 교보문고는 순손실을 면치 못하는 등 쇠락의 길을 걷고 있어서다. 예스24와 교보문고 모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물류센터 인프라를 확장하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도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스24는 매출 3273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 19% 증가한 수치다. 예스24는 지난 1999년 출범한 인터넷몰이다. 예스24의 상품군은 도서를 중심으로 공연·영화 등 티켓 판매를 영위하는 엔터 사업부문과 웹소설 등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부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분기 기준 예스24 누적 회원수는 약 1900만명으로 국내 온라인 도서판매 분야 1위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객 이동이 빨라짐에 따라 수혜는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예스24는 영업적자에 허덕였지만, 2019년 7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는 등 성장곡선을 탔다. 매출(연결)은 2018년 5064억원에서 이듬해 4987억원, 지난해 6156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온라인 도서시장에서 약 45% 점유율을 갖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스24는 입지 확대를 위한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상반기 말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25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줄었지만, 변수는 카카오뱅크 지분이다. 예스24는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약 4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2월 일부 지분 매각 후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 시총이 32조781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스24의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가치는 약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예스24는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해 1000억원을 투자하여 파주에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재윤 KTB증권 연구원은 “예스24가 첨단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면 온라인 서점 비즈니스 인건비 감소, 배송처리 속도 증가 등 효율성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담보되는 (업황) 고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교보문고 페이지
 
예스24와 양대 산맥으로는 교보문고가 꼽힌다.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갖는 교보문고는 도서업계 1위 사업자지만 온라인 점유율로는 2위다. 예스24와 비교해 일평균 트래픽이 3만명 이상 격차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도서 매출로 따지면 아직까진 예스24보다 앞서지만,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라 이 같은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교보문고 매출은 6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9.3% 급감하며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3개년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50억원→56억원→6억원으로 다소 침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은 2018년 5.80회→6.03회→지난해 6.50회로 소폭 증가했지만, 그럼에도 라이벌 예스24와 비교하면 15.98회→15.02회→16.34회로 아직 한참 낮은 수준이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이어진다는 뜻이다.
  
 
  
설상가상 100% 자회사인 핫트랙스도 걱정거리다. 교보핫트랙스는 매출로 2018년 1054억원→970억원→지난해 999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2018년 4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뒤 이듬해 32억원 순손실로 전환했고 지난해는 순손실 규모가 7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모회사 교보문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교보문고는 영업외비용으로 핫트랙스 지분법 손실 78억원을 인식했는데, 이는 전체 교보문고 영업외비용 86억원 중 91%에 달하는 금액이다. 영업외비용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교보문고는 2019년에도 핫트랙스와 관련 지분법 손실로 32억원을 처리했는데 일 년 만에 2배 넘는 금액이 손실로 발생한 셈이다. 순손실이 누적되자 지난해 12월 교보문고는 핫트랙스에 150억원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대내외적 위기감에 휩싸인 교보문고는 모회사에 손을 벌리며 위기를 타파하고자 했다. 교보문고는 지난 8월 교보생명에 제3자배정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실탄을 채운 교보문고는 ‘전사적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물류센터 등 인프라 조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교보문고의 온라인부문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2264억원→2607억원→지난해 3395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파크 오픈마켓에 일정액 수수료를 지급하고 입점하는 형태로 도서 판매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 판매를 넓히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디지털화 작업을 위해 외부 컨설팅도 많이 들어가고, UI를 개선하며 온라인 편의성을 올리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계속 온라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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